소금처럼 빛나는 어르신의 인생

손기복 어르신 / 염산면 두우리

2016-09-19     영광21

“젊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염전에서 일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니까 이렇게 건강하지. 부지런히 일하는 거 외에는 다른 건강 비결은 없어.”
지평선을 따라 끝없이 펼쳐진 염전에서 새하얀 소금과 한 평생을 보낸 손기복(79) 어르신은 건강 비결을 묻자 “꾸준히 일하는 게 최고야. 나는 지금도 염전에 나가서 일해”라며 웃는다.
인천에서 2남3녀중 장남으로 태어나 황해도 연백군에서 자란 손 어르신은 12살때 6·25전쟁이 터지자 염전기술자인 아버지를 따라 어머니, 동생들과 함께 전북 고창의 삼양사염전으로 오게 됐다.
유능한 염전기술자로 소문이 자자했다는 손 어르신의 아버지는 어르신이 25살이 되던 해 ‘염전을 만드는 것을 도와 달라’는 사람들의 부탁을 받고 지금의 염산면 두우리로 가족들과 함께 내려와 대흥염전과 군유염전을 만드는데 참여했고 이내 곧 두우리에 정착했다.
청년기의 대부분을 염전기술자인 아버지의 곁에서 일을 배우며 보냈다는 손 어르신은 “염산 염전 대부분 우리 아버지 손을 거치지 않은 곳이 없어”라며 “25살때부터 염전 기술자인 아버지를 따라 일을 배웠지”라고 얘기한다.
27살의 나이에 염산면 봉남리 양일마을이 고향인 아내를 맞이한 손 어르신은 아들 둘, 딸 셋을 낳고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본격적으로 염전 일을 시작했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염전에서 소금을 많게는 1만 ~ 1만2,000 포대도 거뜬히 수확했었다는 손 어르신은 “올해는 5 ~ 6월에 비가 와서 소금이 별로 안 나왔어. 예전에는 소금이 많이 나올 때면 10,000포대도 거뜬했지”라고 얘기한다.
염전에서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땀 흘려 일해온 손 어르신은 자식들을 다 키워 보낸 뒤에도 자신의 생애 대부분을 바쳐온 염전을 홀로 지키며 살아왔다.
4년전 둘째아들이 인천에서 귀여운 손녀딸들과 함께 내려와 살고 있다는 손 어르신은“둘째아들이 염전 일을 많이 도와줘서 덕분에 편해”라고 얘기한다.
아버지를 도와 아들 재관씨가 염전 일을 도맡아 하고 있지만 한 평생을 함께해 온 염전이기에 쉽사리 염전에서 손을 떼기가 어렵다는 손 어르신.
“염전으로 돈 많이 벌어서 내 자식들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게 소원이야”라고 얘기하는 손 어르신의 모습에서 자식들을 생각하는 다정한 마음이 느껴진다.
유현주 기자 yg21u@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