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지키며 똘똘 뭉치는 마을
17 - 백수읍 상사3리
서늘한 바람이 불고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성큼 다가온 마을에는 노랗게 익어가는 벼가 마을의 풍경을 더한다.
자연마을이 한성마을 하나인 백수읍 상사3리(이장 박진구)는 98가구 172명의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다.
한때는 500여명이 넘는 주민이 거주할 정도로 큰 마을이었다.
1961년 5·16군사정변이후 박정희 대통령 시절 이주정책에 따라 서울에서 살던 사람들이 내려와 정착하며 마을이 형성됐다.
마을 이름도 1961년 8월23일 서울에서 온 이주민들이 마을에 정착했다고 해서 한성마을로 이름을 지었다.
올해 3월부터 이장직을 맡은 박진구 이장은 “1961년 이후 매년 8월23일을 한성마을의 날로 정해놓고 매년 마을잔치를 열고 있습니다”라며 “우리 마을은 역사와 전통이 깊은 마을입니다”라고 소개한다.
상사3리는 벼농사와 대파농사가 주를 이루고 마을의 날 외에도 매년 어버이날과 삼복더위에는 온 마을주민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나누고 정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마을주민들은 “우리 마을은 다른 마을에 비해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좋아”라며 “이 근방에서는 우리 마을 같은 곳이 없어”라고 말한다.
50여년의 역사가 있는 마을
상사3리는 마을로터리로 불리는 규모가 꽤 큰 모정이 있는 마을로 유명하다.
다른 마을에 있는 모정에 비해 그 크기가 3배에 달하는 모정은 커다란 플라타너스 나무 4그루가 그늘을 만들어 주고 있어 한여름에는 마을주민들의 피서지로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꼽히고 있다.
마을 모정은 주민들이 십시일반 모아 만들어진 곳으로 함께 관리하고 보존하며 이용하고 있다. 모정 옆에는 게이트볼장이 있어 언제나 마을주민들이 모이는 곳이다.
박 이장은 “우리 마을은 주민들의 단합이 좋아서 무엇을 해도 모두가 함께 하고 있습니다”라며 “주민들 덕분에 제가 일할 맛이 납니다”라며 웃는다.
마을주민들은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박 이장을 입이 닳도록 칭찬한다.
“얼굴도 이쁘제. 일은 또 얼마나 잘하는지 몰라”라는 한 어르신의 말처럼 박 이장은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마을을 위해 봉사한다.
마을의 어르신들은 올해 3월 마을에 있는 백수남초등학교가 폐교돼 아쉬움이 많다고 얘기한다.
마을주민들은 “학생들이 몇 없었어도 학교가 우리 마을의 자랑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학교가 없어져서 아쉬워요”라고 입을 모은다.
500여명이 넘는 주민들이 살던 그 시절의 북적거림은 많이 사라졌지만 마을의 역사를 지키며 한가족처럼 지내는 주민들이 있어 한성마을은 언제나 활기가 넘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
박진구(51) / 이장
우리 상사3리는 1961년 8월23일 서울에서 온 사람들이 마을을 형성했다고 해서 한성마을로 불립니다. 매년 8월23일 마을의 날을 기념해 마을 어르신들과 주민들을 위한 잔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또 어버이날 등 1년에 몇번씩 마을잔치를 열고 주민들간 화합을 다지고 있습니다.
박주용(55) / 전이장
우리 이장은 이장직을 맡은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전이장인 제가 다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마을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언제나 최선을 다해 일하는 이장이 있어 든든합니다.
장금자(63) / 마을주민
우리 마을은 커다란 모정이 유명하고 모정 옆에 있는 게이트볼장과 경로당이 있어 마을주민들이 언제나 모이기가 편해요. 운동도 하고 밥도 먹고 주민들이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서 화합은 물론이고 단합도 최고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