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에도 온기 가득한 정다운 마을
29 - 군남면 백양1리
1년 농사와 월동준비가 모두 끝난 농촌마을은 여유가 가득 넘친다. 삼삼오오 마을경로당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고 정겨움을 나누며 사는 것이 추운 겨울을 나는 하나의 방법이다.
도촌, 중촌, 백암마을 등 3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진 군남면 백양1리(이장 김윤섭)는 43가구에 5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다.
백양1리는 주로 백암마을로 불리며 군남면소재지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마을 앞에는 옥녀봉이 보이고 마을 뒤편으로는 당산매산이 자리하고 있다.
김윤섭 이장은 “우리 마을은 옛날 제주양씨와 해주정씨의 집성촌으로 형성된 마을입니다”라며 “원래는 백양리 전체가 한마을이었는데 1995년에 1리와 2리로 분구됐습니다”라고 소개한다.
백양1리는 1567년 제주양씨가 광주에서 이주하고 이후 해주정씨가 장성에서 이주해 마을이 형성됐다.
마을어귀에 흰바위가 깔려 있다고 해서 백암리라 불렸고 지형이 어린 염소의 형국이라 해 아양이라 부르다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2개마을의 첫자와 끝자를 따 백양리라 불리기 시작했다.
넉넉한 인심은 언제나 최고
마을주민들은 벼농사와 밭농사를 짓고 있으며 다른 마을과 달리 대부분 1모작으로 농사를 지어 한겨울에는 농사가 전혀 없다. 덕분에 마을주민들은 매일 경로당에 함께 모여 점심과 저녁식사를 함께 하며 정을 나누며 산다.
김 이장은 “우리 마을에는 어르신들이 많아서 농사를 짓는 사람도 예전보다는 적습니다”라며 “어르신들이 많아서 정이 많고 마을의 인심이 넉넉합니다”라고 말한다.
마을주민들의 평균연령대가 군남면에서 가장 높지만 나이가 무색할 만큼 주민들의 에너지는 가득 넘친다.
30대 초반부터 마을이장직을 맡은 김 이장은 어느새 예순을 넘었고 2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백양리가 분구되기 전부터 마을이장직을 맡아온 그는 백양리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을 정도다.
마을주민들은 “이장이 마음씨가 좋아서 우리가 오랫동안 마을일을 맡길 수 있었어”라며 “어른공경도 잘하고 일도 정말 잘해”라며 입을 모은다.
백양1리는 마을주민들의 넘치는 정만큼 마을출신 향우들의 남다른 고향사랑으로 경로당과 모정을 지어주기도 했다.
하지만 세월이 오래 지난만큼 마을모정은 비가 오면 천장에서 비가 새고 주민들이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 이장은 “마을모정을 새로 지어주겠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습니다”라며 “어르신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새 모정과 운동기구가 시급합니다”라고 얘기한다.
마을주민들도 “하루빨리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모정이 지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예요”라고 입을 모은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
김윤섭(65) / 이장
우리 백양1리는 마을주민들끼리 사이가 좋고 정이 가득 넘치는 마을로 유명합니다. 어르신들의 넉넉한 인심이 있어 누가 와도 살기 좋은 마을입니다.
주로 벼농사를 짓고 있고 매일 경로당에 모여 함께 식사도 하며 한식구처럼 살고 있습니다.
정정의(77) / 노인회장
우리 이장은 마음씨가 좋고 성실해서 마을을 위해 오랫동안 봉사하고 있어. 일을 잘하니까 그만큼 오래 해온 것이지. 이장 덕분에 주민들이 살기가 좋아.
남정자(62) / 부녀회장
마을 어르신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마을모정이 꼭 새로 지어졌으면 좋겠어요.
어르신들은 멀리 다니지 못하는 만큼 어르신들을 위한 운동기구도 설치됐으면 하는 바람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