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생전 못해드린 것이 마음에 걸립니다”
옥당골칭찬릴레이 - 김인혜 / 군남면
2005-04-06 박은정
지난달 영광향교 명륜당에서 열린 춘기석전대제에서 효부상을 수상한 김인혜(70)씨. 그를 둘러싼 가족들의 축하목소리에 사랑이 가득하다. 석전대제(釋奠大祭)는 공자를 모신 사당 문묘에서 음력 2월과 8월 공자에게 제사를 올리는 것을 말한다.
김 씨는 함평 손불이 고향으로 5남1녀의 둘째딸로 태어났다. 그는 17살 되던 해 군남면 동월리 시목정 마을로 시집와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살고 있다. 그의 남편은 3형제 중 셋째로 막내아들이었다. 그러나 그의 부모는 마음씨 착한 막내며느리하고만 살기를 희망했다. 그렇게 모시게된 시아버지는 80세에 돌아가셨지만 시어머니는 100세까지 장수를 해 오랜 세월 함께 했다.
그와 한마을에 살고 있는 조카 이상진씨는 “당숙이 몸이 건강하지 않아 평생 병원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고 그 속에서 6남2녀의 자녀를 키우며 시부모까지 공양하느라 없는 살림에 당숙모가 고생이 많으셨다”며 “집안 농사일을 거의 도맡아 함은 물론이고 남의 일도 많이 다니며 가정을 이끌어 나가셨다”고 어렵게 생활하던 당숙모를 소개했다.
“시부모를 모실 적에 사는 것이 워낙 어렵다보니 제대로 챙겨 드리지 못한 것이 자꾸 마음에 걸린다”며 눈시울을 훔치는 김 씨는 “우리 남편이 워낙 효자야. 시어머니 살아생전 어머니가 대변이라도 옷에 누을 경우 남편은 “우리엄마 똥 쌓는가”라며 꼭 애기 다루듯 시어머니를 챙겼으니까”라며 “그렇게 어머니를 아끼는 남편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함부로 모실 수가 있었겠어”라고 시부모를 모시던 일들을 떠올렸다.
“지난 세월 고생한 것이야 며칠 밤을 새면서 이야기해도 끝이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 주변에서 상도 주고 찾아와 주니 이제 낙이 찾아 오려나봐 ”라며 환하게 웃는 김 씨. 이렇게 주위에서 고생한 삶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 어쩔 줄 몰라하는 김 씨의 순수한 모습. 이런 그와의 만남은 세상을 탓하며 처한 현실을 부정하는 우리들을 부끄럽게 했다.
“남편이 또 몸이 안 좋아 서울 병원엘 갔구먼”이라며 “아직 여우지 못한 새끼들이 있응게 더 살아야 할텐데…”라고 남편을 걱정하는 김 씨는 남편을 원망하지 않는 마음 착한 아내로서 이젠 효부가 아닌 열부가 되려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