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큰 행복이 있는 마을이에요”

33 - 불갑면 용산리

2017-01-20     영광21

1년 농사를 마치고 새 봄이 오기전까지 농촌마을에는 여유가 가득하다.
농촌 사람들은 추운 날씨에 바깥활동보다는 주로 경로당에 모여 시간을 보낸다.
23가구에 3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는 불갑면 용산리(이장 정영섭)는 소소한 정을 나누며 살아간다.
정영섭 이장은 “우리 마을은 법정리로는 순용리 용산마을이지만 행정리로는 불갑면 용산리입니다”라며 “인구는 적지만 역사가 깊고 인재배출도 많이 한 마을입니다”라고 소개한다.
불갑면 용산리는 임진왜란 당시 수은 강 항 선생과 절친인 백수읍 지산지 죽창 정홍연 선생이 자주 왕래하며 쉼터로 이용했던 곳이다.
본래 마을 뒷산이 순한 용과 같다 해 순용리로 불리다가 행정개편에 따라 운영상 용산리로 구분됐다.
젊은 사람이 없고 대부분 홀로 사는 어르신이 많은 용산리는 인구가 적어 더욱 정겨움이 넘친다.
정 이장은 “사람이 적으니까 가족 같은 소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라며 “인심도 좋고 주민들간 사이도 좋고 특히 우리 마을은 어르신들이 모두 건강합니다”라고 말한다.

소박함 속에서 느끼는 소중함
한 어르신은 “해방직후에는 200여명 정도가 살았을 만큼 큰 마을이었어”라며 “우리 마을이 1970년대에 새마을사업을 최초로 시작한 마을이야”라고 말한다.
용산리는 새마을운동을 처음 시작할 당시 시범사업마을로 지정돼 정부지원 창고를 짓고 마을안길 정비 등을 했다. 당시에는 외지사람들이 마을 견학을 올 만큼 큰 성장을 이뤘다.
그 덕분인지 용산리 마을길은 깔끔하게 정비돼 있어 주민들이 살기가 편한 곳으로 꼽히기도 한다.
또 마을경로당 옆에는 400여년이 넘은 커다란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어 마을을 지키는 지킴이 역할도 하고 마을의 대표 자랑거리가 되기도 한다.
마을주민들은 “여름에는 시원한 그늘도 되고 마을의 역사를 말해주는 나무에요”라며 “나무가 좋으니까 지금은 군에서 관리하고 있어요”라고 얘기한다.
용산리는 적은 인원에도 서로서로 도우며 살고자 하는 마음과 손길들이 모여 화목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정 이장은 “마을을 위해서 봉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마을 운영이 잘되고 있습니다”라며 말한다.
벌써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있는 정 이장은 주민들이 있어 오랜 시간 봉사를 할 수 있었다고.
동고동락하며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용산리 주민들. 1인 가구가 많아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은 만큼 주민들은 꼭 필요한 것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정 이장은 “어르신들을 위해서 경로당 앞에 운동기구가 설치됐으면 합니다”라며 “몇차례 요청을 했는데 하루빨리 설치되길 바랍니다”라고 말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

 

정영섭(62) / 이장

인구는 적은 편이지만 항상 오순도순 정겨움에 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수가 적기 때문에 주민 모두가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마을을 위해 봉사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마을이 더 살기 좋습니다.


정진관(83) / 마을주민

우리 마을은 1970년대 새마을운동 시범사업을 했던 마을로 굉장히 많은 사람이 살았었어.
덕분에 우리 마을은 마을길이 정비가 잘 돼 있고 교통도 좋아서 참 좋아.

 

강정자(75) / 마을주민
매일 경로당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니 이보다 좋을 수 없지.
멀리 사는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는 말은 우리 마을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