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구제역, 백신 접종과 방역으로 차단한다

2017-03-02     영광21

충북 보은군의 한 젖소 사육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위기경보 수준이 최고단계인 심각단계로 격상됐다.
구제역은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소, 돼지, 염소 등과 같은 우제류 동물에서 발생한다.
2 ~ 11일간 잠복기를 거쳐 고열(40∼41℃)과 거품 섞인 침을 심하게 흘리고 콧등, 혀, 잇몸, 유두, 발굽 사이에 물집이 형성된다.
걸음을 잘 걸을 수 없으며 유량감소나 식욕저하로 폐사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가축전염병이다.
폐사율이 5 ~ 55%에 달하지만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구제역은 감염된 동물이 호흡하면서 배출한 바이러스가 다른 동물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을 출입한 사람과 차량, 의복, 사료, 물, 기구 등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공기를 통한 전파의 경우 육지에서는 50㎞, 바다를 통해서는 250㎞까지 전파된다.
구제역은 지난 2000년 3개도 6개 시·군에서 발생한 이래 2002년과 2010년, 2014년, 지난해에 발생했다.
특히 2010년에는 11개 도, 75개 시·군에서 153건이 발생해 348만마리를 살처분하고 2조7,383억원의 피해를 입혔다.
구제역은 백신접종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전남도는 1934년 구제역 관측을 시작한 이후 아직까지 구제역이 한번도 발생하지 않은 육지부에서 유일한 청정지역이다.
전남도에서는 구제역 발생 방지를 위해 도내에서 기르는 소와 돼지에 대해 일제접종을 한다.
소 50마리 미만 사육농가는 지역 공수의사 100명과 축협, 한우협회의 협조를 받아 공수의사가 직접 접종한다.
소 50두 이상 사육농가와 돼지 사육농가는 자가 접종하고 농가별 전담공무원 4,000명이 예방접종에 입회, 전체 마리 수에 대한 접종을 확인한다.
전남도는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 충북, 전북에서 생산된 우제류의 반입을 철저히 제한하고 전국 우제류 관련시설과 차량, 가축의 일시이동중지, 도내 가축시장을 잠정폐쇄했으며 축산차량 소독을 위해 거점소독시설과 이동통제초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소와 돼지 등 농장간 이동도 금지 조치했다.
농가는 백신접종과 더불어 매일 1회 이상 농장소독을 실시하고 외부인과 출입차량 통제, 발생지역 방문자제, 축산농가간 모임을 자제하고 직접 면담보다는 전화를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해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일한 생각이 구제역 확산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축산인 모두는 ‘내 농장은 내가 지킨다’는 확고한 사명감을 갖고 구제역 유입방지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남도가 구제역 청정지역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동물복지형 녹색축산과 친환경 축산정책으로 가축 스스로 면역력을 갖도록 넓은 운동장을 확보하고 밀식사육의 한계를 극복한데 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전남도의 녹색축산은 1단계로 적정 사육밀도를 준수하고 가축사육 환경개선과 친환경축산물 인증을 추진해 왔다.
2008년부터는 2단계로 전국 최초로 동물의 고유 습성에 적합한 녹색축산을 추진하고 가축이 뛰노는 운동장을 확보하고 깨끗한 농장 가꾸기를 중점적으로 시행했다.
평소 운동장에 방목하는 등 가축 스스로 면역력을 키워왔기에 이번 구제역도 충분히 견뎌낼 것이다.
구제역은 백신접종과 차단방역을 제대로 하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질병이다.
민과 관이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면 위기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으며 동물의 복지를 생각하지 않고 경제성만을 강조한 가축사육 환경은 개선해야 한다.
축산농가의 적극적인 차단방역으로 전남 축산업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전남도 축산과장
배 윤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