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객전도된 행정 축구는 ‘왕정시대’인가
의회, 영광FC 숙소예산 전액 삭감·갑을 뒤바뀐 지원주체와 수혜자
■ 축구 앞에만 서면 쪼그라드는 영광군
단돈 수백만원도 각종 심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받을 수 있는 영광군 예산이 유난히 축구 앞에서는 한없이 쪼그라드는 민낯을 드러냈다.
오죽하면 체육인들 사이에서 “영광군은 축구 아니면 다른 운동은 제대로 대우도 못받는다”고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영광군은 이번 영광군의회 제1회 추경예산중 영광FC 숙소 부지마련 예산안으로 5억4,000만원을 편성했지만 의회의 예산축조심의에서 전액 삭감 조치됐다.
영광FC 숙소문제와 관련한 예산편성과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영광군이 특정종목에 대한 지원을 주먹구구식으로 집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영광군은 지난해 2월 중등부 U-15를 지난 1월에는 고등부 U-18을 창단했다.
군은 이들의 숙소마련을 위해 지난해 10월 제2회 추경에 민간경상보조금으로 8,000여만원의 예산을 수립한 후 군남면에 숙소를 마련하려 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사회복지시설로 사용중인 대마면의 한 폐교를 임대한 후 해당 예산으로 리모델링해 현재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해당 건물은 지난 2011년 관내 A공동생활가정에서 복지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도교육청의 공매를 통해 3억1,600만원에 매입한 것이었다.
영광FC 관계자는 “현재 숙소로 사용중인 건물을 입주 당시에 군이 매입하기로 하고 리모델링을 진행했다”며 “소유주와 건물 사용승낙서는 물론 임대계약까지 체결했다”고 말했다.
소유주는 “임대계약은 간단하게 체결한 상태고 군에서 매입한다는 전제아래 무상으로 사용하게끔 제공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사용승낙서나 임대계약서 등은 영광군과 영광FC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광군은 해당건물 매입을 위해 지난 3월초 감정평가기관을 통해 가감정을 실시한 결과 5억원대 초반의 감정가가 나왔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매입이 성사되면 정식감정을 의뢰하기 위해 감정전문기관을 통해 가감정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또 건물매입 예산확보를 위해 3월 열린 원전지원사업 심의지역위원회에서도 지적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군의회 A 의원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유독 축구에만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어 다른 종목과 형평성이 어긋난다”고 지적한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건물은 소유주가 매입하면서 체결한 협약서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영광교육지원청의 동의없이는 10년 이내에 사회복지시설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할 수 없다고 명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지만 건물 매도가 기정사실인양 지역아동센터 아동들은 사전준비도 없던 상황에서 영광FC 숙소로 사용되던 지난해 12월부터 대마면소재지의 마을경로당 건물로 옮겨 생활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돼 본말이 전도됐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렇듯 전반적인 사항 자체가 타사례와는 비교하기 힘든 과정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관련 사업을 추진하는 영광군의 자세는 더욱 가관이어서 군행정의 현주소를 가늠케 한다는 지적이다.
숙소 리모델링 관련한 사용승낙서나 행정자료 등이 담당부서가 아닌 관련단체에서 확인하라는 것은 사업의 주객이 전도된 전형적인 구태행정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영광군은 영광FC의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