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을 함께 한 양덕리 소문난 잉꼬부부!
김희옥·이선녀 어르신 / 군남면 양덕리
“옛날에는 시방처럼 얼굴이나 보고 결혼했단가. 부모 그늘에서 살다가 집안 어르신의 중매로 연지곤지 찍고 영감을 만난게 올해로 60년이야”라며 환희 웃는 군남면 양덕리 김희옥(86)·이선녀(79) 어르신.
군제대후 몇년간 서울에서 건축일을 배워 고향으로 돌아온 김희옥 어르신은 26살 조금은 늦은 나이에 상투를 틀었으니 그 시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김희옥 어르신은 “그때 가마타고 찬찬히 들어오는 모습이 참 이뻤는데 지금도 나에게는 가장 고운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신부야. ‘선녀’라는 이름만큼이나 큰소리 한번 없이 묵묵히 뒷바라지해 자식들 다 키워났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어”라며 아내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낸다.
손재주가 뛰어나 관내 크고 작은 벽돌건축은 도맡아 일해 온 김희옥 어르신은 바깥일은 10년전에 내려놓고 이제는 마을 노인회장, 총무 등의 역할을 꾸준히 해오며 지역을 위한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금도 86세의 연세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활발한 활동을 하는 김희옥 어르신은 군남노인대학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며 배움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이선녀 어르신은 “지난해까지는 저 양반만 복지회관에 다녔는데 올해부터는 나도 같이 다니고 있어. 내가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아파서 먼거리는 다니기 힘든데 저 양반이 그런 나를 데리고 다닐라고 전동차까지 구입했어”라며 “처음에는 가기가 귀찮았는데 시작해보니 재미있고 수업이 있는 날이 은근히 기다려지기도 해”라고 말한다.
“화, 목요일은 복지회관에서 운동하고 금요일에는 강연 등이 있는데 저 양반이 운전하는 전동차에 앉아 가면 고생하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때로는 바라보는 시선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같이 배우기를 잘했다 생각해”라며 남편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다.
군남복지회관에서 운동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박미애 강사는 “프로그램이 있는 날이면 아내를 전동차에 태워 복지회관에 들어서는 김희옥·이선녀 어르신 부부의 모습이 보기에 참 좋다”며 “그동안 고생하며 살아온 지역 어르신들이 이들 부부처럼 아름다운 노년을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밝힌다.
김희옥·이선녀 어르신은 “가진 것 없이 만나 3남3녀 자녀들 다 키우고 자유롭게 살아가고 있으니 자수성가 아닌가? 알콩달콩 두손 맞잡고 서로를 위하며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고 싶어”라며 소원을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