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장 반대, 지역이기주의 아니다
2003-02-07 영광21
핵폐기물투기 시설설치의 후보지로 정해진 모든 지역에서 반대운동을 하더라도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다.
그것은 자신들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자손대대로 물려줄 삶의 근거를 보호하고 자신들과 후세대들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자기방어의 거룩하고 마땅한 노력이다.
정말로 목숨걸고 싸워 핵폐기물 시설계획 뿐만 아니라 핵에 관해 무기개발이든 에너지 개발이든 새로운 핵개발 계획을 철폐시켜야 한다.
정부는 이 처리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고 국민들과 공개적으로 협의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들뿐만 아니라 후손만대를 위한 앞으로의 국토관리를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지금의 이 발전방식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무엇을 위한 것인지 그 결과가 어디에 이를 것인지 마땅히 수혜자이자 피해자인 국민들이 공감하도록 모든 우려되는 점을 공개하고 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미 미래세계를 위해 그리고 미래세대를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의 모든 노하우를 바탕으로 모든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 전국민적 운동을 벌여 나가야 한다.
소위 국책사업이라 하면서 자국민의 생존과 건강을 위협하고 우리의 후세대들이 사용해야 할 자원까지 고갈시키는 강탈행위를 합리화하고 마침내는 우리 후손들의 생존 근거마저 박탈하는 반윤리적 반생명적인 행위를 우리는 방관해서는 안된다.
종교의 이름으로든, 사회정의의 이름으로든, 풀뿌리 시민의 이름으로든지 이를 막아야 한다.
나는 미국을 위시한 소위 강대국 즉 패권국들이 얼마나 부도덕하게 남의 나라의 자원까지 자기들 마음대로 사용하기 위해 하는 온갖 노력들을 보아왔다.
경제성장과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온 세계를 그들의 손아귀에 넣고 모든 생태계를 위협하고 파괴하는 행위를 하게 하면서 종국에는 인류의 종말, 지구의 종말을 초래하는 음모를 하고 있는지 보고 있다.
그들은 100~200년 동안의 자국의 미래는 생각하면서 더 먼 미래는 생각지 않는다. 지금 그들이 쥔 권력을 지키기 위해 지금 살고 있는 사람들의 욕구만 들어주기 위해 근시안적 노력을 할 뿐이다.
따라서 패권국들의 우두머리들은 자국의 번영은 생각하지만 다른 나라 사람들의 일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다른 나라나 사람들은 그들이 사용할 자원에 불과할 뿐 타국의 인권이나 생존권이니 생태계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지구는 하나밖에 없고 한 지구속에 사는 이상 공동운명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지구가 한 몸인 이상 이 지구상에 사는 모든 생명체들은 한 몸이며, 이 세상 어느 곳에서 일어나는 재앙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지금의 기후이변들과 세계 도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암이나 이름모를 질병으로 죽어가는 것을 보라.
석유나 석탄과 같은 연료가 한정이 있고 공해가 있는데 비해, 핵에너지는 값이 싸고 깨끗한 것이라는 정말 잘못된 이미지를 주입시켜 지구속의 자원고갈을 더욱 앞당기고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행위를 국책이라는 이름으로 하게 해서는 절대 안된다.
핵에너지 개발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는 배후에는 소위 강대국들이라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주도로 이끌어 가는 경제정책과 개발정책에 약소국들을 종속시키고 그 자원에 대한 권리를 가지려는 음모와 맞물려 있다.
핵폐기물 시설설치 반대운동은 지역이기주의가 절대 아니다.
더 이상 핵발전소든지 핵폐기물 시설설치 문제를 수혜자이면서 피해자인 국민의 참여없이 한수원이나 정부가 주도해서는 안된다.
이 글은 지난4일,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광 등 4개 지역이 핵폐기장 후보부지로 선정·발표된 소식을 듣고 현재 미국 뉴욕에 있는 유니온신학대학에서 연수중인 생태여성주의자 하정남 교무가 급히 보내온 글이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