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가는 농업인 복합영농

조영숙 박진옥씨 부부〈묘량면 영양리〉

2005-05-05     김병대
봉사하는 마음을 자식에게 전하고 싶다

1984년 결혼해 2녀1남을 두고 서울에서 생활하다 92년 둘째 시아주버니의 권유로 묘량면 영양리 장동 마을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고향이 함평 손불면인 조영숙(44)씨.

이들 부부가 고향도 아닌 타지에 터를 잡은 것은 남편 박진옥(45)씨가 운수업을 운영하려는 작은 소망도 있었고 때마침 묘량에 작은 운수회사가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는 소식과 운수업에 경험이 많은 시아주버니의 권유로 묘량에 터를 잡게 됐다.

경험부족으로 처음에는 실수도 많았고 무엇보다도 고향이 아니라 적응하기가 힘들었다는 이들 부부. “처음부터 타지에서 적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 열심히 노력하고 살면 좋은 일이 더 많을 것입니다. 제수씨 힘네세요.”이곳 묘량에 터를 잡게 도와준 시아주버니의 말 한마디가 큰 힘이 되었다는 조 씨.

농촌의 차량증가로 운수업에 어려움이 시작될 무렵에 이들 부부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 95년 5마리의 한우를 시작으로 수도작도 늘리기 시작했다. 차츰 늘리기 시작한 농사가 현재 120평의 축사에 한우 25두와 수도작 14,000평으로 적지 않은 농사를 경작하고 있다.

조 씨 부부의 마당엔 10여개 고무 다라이 통에 못자리를 하기 위해 소독중인 볍씨들이 가득 들어있다.

조씨는 “96년 여성경영인으로 선정돼 대출받은 자금으로 암소를 입식해 송아지를 생산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2001년과 2002년 묘량면 생활개선회 회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폐품을 모아 불우이웃돕기와 명절 때 굴비를 판매해 얻은 이익금으로 백혈병으로 고생한 회원자녀를 돕는 등 회원들과 많은 봉사활동을 했다.

그는 또 2003년과 2004년까지 한국여성농업경영인 영광군연합회 사무국장을 맡아 활발한 사회활동을 했으며 지난달 중순에는 묘량 신천리 부녀회가 마을 어르신들을 모시고 효도관광을 가는데 젊은 사람이 없어 고민한다던 이야기를 듣고 부녀회와 동행해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돼드리며 봉사를 해 신천리 주민들로부터 칭찬을 받기도 했다.

“어서 저 사람이 왔당가. 참 말로 잘허네. 멀리 있는 자식보단 훨씩 낫구만.”한 주민이 조 씨를 칭찬한다.
조 씨는 “그 누구보다 많은 사회활동을 할 수 있게 뒷받침을 해준 남편에게 고맙다”며 “바쁜 농사철에 힘들어하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며 살아갈 것”을 다짐해본다. 봉사가 무엇인가를 지식들에게 몸으로 가르치는 이들 부부가 있어 미래의 밝은 빛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