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한 인심으로 손님 발길 붙잡는 곳

우수업체탐방 75 은아상회

2005-05-06     박은정
염산면 설도항. 이곳이 유명해진 것은 즐비하게 늘어선 젓갈가게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설도항을 들어서는 입구쪽의 젓갈가게들과는 조금 떨어져 있는 은아상회(대표 김갑례)는 같은 자리에서만 35년째 운영하고 있다.

오래된 양철간판에 글씨조차 제대로 모양을 갖추지 않은 모습이 지난 세월을 가늠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주변 젓갈가게들 중에서 손님이 가장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그 이유는 바로 김갑례 대표의 큰손(?)때문이다. “오랫동안 젓갈을 팔아왔지만 한번도 손님에게 야박하게 한적은 없어”라며 나름대로의 영업 스타일을 밝힌 김 대표는 “아마도 내가 젓을 조금이라도 더 준게 우리집을 단골로 찾아오는 것이 아니것어.” “서울서도 오고 광주에서도 오는 손님들을 어떻게 서운하게 보내것는감”이라며 넉넉한 인심을 밝혔다.

하사리 중촌마을이 친정인 그는 백수 대전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다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염산으로 와서도 얼마간 미용실을 하다 남편을 따라 젓갈가게를 운영하게 된다. 그는 그때부터 은아상회 아줌마 또는 젓집 아줌마로 불리우며 젓갈과 함께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은아상회는 신안수협과 목포수협의 입판을 통해 새우를 들여와 젓갈을 담고 있으며 나머지 잡젓들은 그때그때 담가 저장해 팔고 있다. 새우젓은 한번 담글 때 100여 드럼씩 담아 나주 공산에 있는 토굴에 저장·보관하고 있다.

토굴은 온도가 일정히 유지돼 젓갈의 숙성을 돕는다고 한다. 또 저장된 젓들은 해충들의 접근이 없고 시간이 오래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어 다른 지역의 젓갈상회들도 젓갈을 토굴에 많이 보관을 하고 있다.

광주에서 젓갈을 구입하러왔다는 한 고객은 “시어머니께서 이곳을 소개해 주셔서 10년이 넘게 찾고 있다”며 “찾을 때마다 언제나 반갑게 맞이하는 할머니의 정겨움과 후한 인심이 이곳을 계속해 찾게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염산에서 만든 젓갈은 화학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으며 특히 수입젓갈은 전혀 판매하고 있지 않다”며 “염산에서 만든 젓갈은 물로 한번 씻어서 양념을 해먹으면 짜지 않고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젓갈의 특징을 소개했다.

환갑을 넘긴 은아상회의 김 대표. 그는 “이제 자식도 모두 키웠고 영감 할멈 둘만 먹고살면 끝나재”라며 “살면서 특별히 욕심낼 것도 없고 일부러 봉사도 하고 사는 세상에 우리집을 찾는 단골손님들이나 이웃들에게 무엇이든 조금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안좋은감”이라고 말하며 나누는 삶속에서 보람을 찾으려하고 있다. 김 대표의 넉넉한 인심이 넘치는 곳, 은아상회는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젓갈을 담가 맛있는 정을 오랫동안 나누고 싶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