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더 똘똘 뭉치는 화평2리

53 - 대마면 화평2리

2017-07-14     영광21

긴 가뭄에 장마가 찾아오고 시원하게 내리는 비에 메말랐던 대지가 촉촉해졌다. 농촌의 농부들은 심어놓은 모를 잘 키워내기 위해 밤낮없이 일하고 있다.
물부족으로 이웃간 감정싸움마저 일어나는 상황에도 서로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똘똘 뭉치는 마을이 있다.
32가구에 60여명이 모여 사는 대마면 화평2리(이장 신완성)는 예부터 이웃간에 소소한 정이 넘치기로 유명한 마을이다.
하화, 칠율 등 2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진 화평2리 주민들은 주로 벼농사를 짓고 있으며 최근 귀농인이 늘면서 아로니아, 꾸지뽕 등 특수작물 재배도 늘었다.
하화마을은 마을 형성 이전에는 바다였으나 바닷물이 빠지고 육지가 된 후 상산김씨가 마을을 형성했으며 임진왜란 이후부터 조선말기까지 ‘원촌’이라 불렸다고 했다. 이후 아무리 심한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는 샘이 있어 ‘수촌’이라 칭하다가 1910년경 마을 주위에 논이 많아 ‘하화’라고 불리고 있다.
칠율마을은 임진왜란때 백수에 살던 김해김씨가 난을 피해 가던 중 은신하기 적당하다 여겨 이곳에 정착하게 됐으며 마을 지형이 밤송이와 같고 또 마을에 밤나무가 많아 ‘옻밤골’이라 부르다 지금은 ‘칠율’이라 부르고 있다.

가뭄극복도 이웃과 함께
신완성 이장은 “우리 마을은 후은 김용구 의병장과 소파 김기봉 의병장의 마을로 유명합니다”라며 “면장만 3명에 조합장까지 인재가 많이 배출된 마을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한다.
옛 전통을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적은 인구에도 매년 정월대보름 행사는 빼놓지 않고 마을노인회 주최로 떠나는 마을관광을 통해 이웃간의 돈독한 정과 추억을 함께 쌓아간다.
마을 어르신들은 “우리는 매일 경로당에 모여서 밥도 먹고 같이 놀기도 해. 많이 모이면 20명도 넘게 모여”라며 “옛날부터 우리는 잘 뭉치기로 유명했어”라고 입을 모은다.
화평2리 주민들의 단합력은 이번 가뭄도 함께 극복하는 원천이 됐다고.
신 이장은 “다른 지역도 가뭄이 심했지만 특히나 우리 마을은 비가 거의 오지 않은데다 마을에 저수지가 없어서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라며 “물 때문에 싸우기도 한다는데 우리 마을은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마음이 가득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신 이장은 마을 영농회장, 대마면청년회장 등 다양한 활동을 거쳐 마을이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늘 주민을 먼저 생각하는 신 이장은 마을주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수도 관리에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예전부터 쓰던 마을관정을 아직까지도 사용하는 주민들이 있어 정기적으로 소독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라며 “마을 자체적으로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어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라고 얘기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


 

신완성(48) / 이장

우리 마을은 예로부터 이웃간의 사이가 좋고 정이 많기로 유명한 마을입니다. 후은 김용구 의병장과 소파 김기봉 의병장의 출신마을로도 유명하고 많은 인재를 배출한 마을이기도 합니다.
매년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고 마을주민 모두가 함께 하는 여행으로 정을 쌓아갑니다.


 

신태욱(77) / 영농회장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마을상수도를 예전에는 관리를 해줬는데 요즘은 안해줘. 그래서 우리가 직접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 보니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해. 주민들이 식수로 사용하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니 꼭 지원해줬으면 좋겠어.

 

김만원(94) / 마을 최연장자

우리 이장은 젊어서 그런지 부지런하고 얼마나 성실한지 몰라.
이장 덕분에 주민들이 맘놓고 살지. 우리 이장은 영농회장, 청년회장, 방범대장 등 지역을 위해서도 참 열심히 일하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