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아버지 뒤 이어 매실 가꿔온 보라리 ‘매실아줌마’

정숙자 씨<군서면 보라리>

2005-05-26     박은정
영광에서 불갑을 향해 가다보면 좌측 큰길가에 매실나무가 가득 심어져 있다. 꽃피는 봄이오면 흐드러지게 핀 매화가 지나는 이들의 시선을 머무르게 하는 그곳이 바로 군서면 보라리 유정마을 정숙자(49)씨의 매실밭. 묘량 효동마을이 친정인 정 씨는 1981년 결혼을 했고 그 이듬해부터 매실나무를 심어 재배하고 있다.

정 씨는 “2년전 돌아가신 시아버지가 일본여행을 하시며 일본인들이 매실을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보시고 돌아와 매실묘목을 경상도에서 어렵게 구해 심게 됐다”며 “매실이 지금처럼 다양하게 쓰이거나 알려지지 않았을 때 시아버지는 매실을 재배하며 재배방법 등을 연구했었다”고 매실을 재배하게된 동기를 밝혔다.

정 씨는 시아버지가 800여평에 심은 매실나무를 함께 가꾸며 수확된 매실을 소매시장이나 필요로 하는 개인들과 연결하며 판로를 개척해 나갔다. 그 후 600평을 더 늘려 현재는 1,400여평에서 매실을 재배하고 있다. 수확된 매실은 영광의 시장은 물론이고 입소문을 타고 전국의 매실 애호가들에게까지 알려져 그들에겐 택배로 매실을 부쳐주고 있다.

정 씨는 “매실 그대로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직접 담근 매실원액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판매하고 있다”며 “매실을 구입하는 모든 분들에겐 매실을 이용한 차, 엑기스, 매실주, 쨈, 식초 등을 담그는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준다”고 했다.

5월 하순부터 수확되는 매실은 알카리성 식품으로 다량의 유기산과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각종 질병에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 씨가 재배하는 매실의 특징이 있다면 농약과 화학비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자연퇴비로만 농사를 지어가고 있다. 또 매실원액 등 매실을 이용한 모든 가공품을 전통 용기인 항아리를 이용해 담고 있어 숙성과 발효 등에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4대째 내려오는 종가 맏며느리인 그는 시어머니를 가까이에서 모시며 공무원으로 지내는 남편과 1남1녀의 자녀를 뒷바라지하며 매실을 가꿔나가고 있다.
특수작물이 없던 시절 처음 매실을 심으며 매실재배와 관련된 사례담을 농촌지도소(현 농업기술센터)에 발표하는 등 매실재배의 선구자 길을 걸었던 시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20년이 넘게 매실을 재배하고 있는 정 씨 또한 이젠 매실박사가 다 됐다.

“시아버지가 비옥한 땅에 건강한 매실나무를 심어 주셔서 품질이 우수한 매실을 생산하고 있다”며 시아버지에게 모든 공과 감사를 전하는 그도 이젠 ‘매실 아줌마’로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