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급 4명의 재학생, 7명의 교직원 우린 모두 가족입니다"

법성중학교안마분교

2005-05-26     박은정
가마미 계마항에서 뱃길로 43.3km 지점인 여객선으로 2시간30분 걸리는 섬이 하나 있다. 주위에 죽도 횡도 오도 석만도 소석만도 등과 함께 군도를 이루고 있으며 모습이 말의 안장과 같다고 해서 안마도라 불리는 그곳에 법성중학교안마분교(분교장 안희정)가 위치하고 있다.

1982년 3월 법성포초안마중으로 개교해 1992년 법성중안마분교로 개명됐고 올 2월까지 21회 졸업식에서 총 275명이 졸업했다. 현재는 3학급에 4명의 재학생과 7명의 교직원으로 이뤄진 작고 아담한 학교다.

3학년인 서광진 학생은 자칭 '멋진 광진'이라 부르며 엔지니어가 되는 것이 꿈이다. 제일 큰 형으로서 후배들 앞에서 무게도 잡아 볼 때도 있지만 금방 장난기 어린 웃음을 지어보이며 후배들을 챙기는 너그럽고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

역시 엔지니어가 꿈인 2학년의 정요한 학생은 운동하는 것은 싫어하지만 나이드신 할머니의 일은 열심히 도와 드리고 있으며 중간적인 입장에서 선배와 후배들의 가교 역할을 잘 하고 있다.

한동안 남학생만 있던 학교에 올해는 1학년 여학생들이 들어 왔다. 1학년인 서지영 학생은 3학년의 서광진 학생의 동생으로 어딜 가든 남매의 정이 돈독해 다른 학생들이 질투를 하기도 하지만 간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고 운동을 좋아한다.

또 같은 학년인 김유경 학생은 호기심이 많아 질문도 많이 하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여 학교의 분위기를 꽉 잡고 있으며 사회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다.

법성중안마분교는 이렇게 4명의 학생이 서로의 일들을 숨김없이 의논하고 걱정하며 친형제 처럼 또는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고 있다.

안희정 분교장은 "육지와 떨어져 있어 학원이나 다른 여타의 교육을 받을 조건이 되지 않아 학생들을 위해 야간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다"며 "교사들은 학생들을 위해 밤늦게까지 남아 독서지도와 부족교과에 대한 보충지도 그리고 간식까지 손수 챙겨주며 한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 다른 육지 학교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고 학교를 소개했다.

그러나 이곳도 다른 농어촌 학교처럼 학생들의 감소로 인한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 바람이 불고 있다. 지역주민이나 동문, 학부모들은 자신들의 추억이 깃든 모교가 없어지는 것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만 입학할 학생들이 없어 걱정을 하고 있다.

설령 통 폐합이 되더라도 학생들이 육지에 나가 생활하는 것에 따른 생활상의 문제나 경제적인 문제 등 여러가지 면에서 염려가 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학교이기보다는 공부방 같은 아기자기한 법성중안마분교가 조용한 섬 안마도에 오래 머무르길 바라며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그들의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