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런 내 손주들아 건강하고 밝게 커다오”

영광을 일구는 여성 - 김순옥 염산어린이집 원장

2005-06-02     박은정
“오랜 세월 아이들과 생활하고 있지만 늘 부족한 것이 많아 아쉽습니다.” “이제 일선에서 물러나야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자리를 지키게 되는 것은 아마도 좀 더 잘하지 못한 미련이 남아서인가 봅니다.”

영광의 보육 1세대라 할 수 있는 김순옥(73)원장. 그는 40대 중반부터 어린이집 원장을 맡고 있으며 27년간을 염산 어린이들의 보육을 담당하고 있다.

광주에서 사범학교를 졸업한 김 원장은 담양이 태생지다. 부모를 따라 일찍이 광주에서 생활한 그는 19세 되던 해 사범학교 선배인 염산이 고향인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 6·25 전쟁시 부모 형제를 모두 잃은 그의 남편은 광주에서 교직생활과 사업 등을 했고 고향인 염산으로 와 면장을 지내다 퇴직했다.

김 원장은 남편을 따라 염산으로와 생활하며 4남1녀 자녀의 뒷바라지를 하며 보건소 가족계획계몽요원으로 3년을 근무하기도 했고 염산의 크고 작은 여성단체 회장을 역임했다.

1972년에 설립해 운영되던 염산어린이집 원장을 1978년부터 맡게 된 김 원장은 “‘건강’이란 원훈 아래 어린이들의 바른 인성과 몸가짐을 가르치며 고운 동심을 키워주기 위한 지도를 하도록 교사들에게 당부한다”며 “무엇보다 예절교육을 가장 강조하며 유아들이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교육기관인 만큼 기본과 기초에 충실한 내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이집 설립초기에는 100여명이 다되던 원생이 농어촌의 인구감소로 인해 현재는 60여명의 원생이 어린이집에서 건강하고 밝은 마음을 키워가고 있다.

김 원장의 셋째며느리로서 어린이집 원감을 맡고 있는 000씨는 “원장님은 한마디로 멋쟁이십니다”라며 “원장님이 일흔을 넘기셨지만 그 연세가 느껴지지 않고 어린이들을 향한 열정만큼은 젊은 세대들이 감히 따를 수가 없다”고 상사이자 시어머니인 김 원장 소개했다. 000 원감은 15년째 시어머니를 도와 어린이집을 이끌어가고 있다.

김 원장은 “우리 어린이집은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결손가정의 아이들이 상당수 차지하고 있으며 학교가 끝나고 오갈 때 없는 초등학생들을 위한 방과후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며 “도시아이들처럼 갖춰진 문화혜택을 골고루 누릴 수는 없지만 주변 자연을 이용한 체험활동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순옥 원장은 이제 막 싹을 틔우는 어린 새싹처럼 깨끗하고 순수한 염산의 어린이들을 아낌없는 사랑으로 가르치며 지역과 함께 호흡하고 있었다. 흐르는 세월속에 원장에서 원장할머니가 돼버린 그지만 아이들을 위한 바른 교육을 위한 공부와 자기계발을 끊임없이 하는 영광보육계의 ‘대모’로서 그 역할에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