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는 선비의 기개가 숨쉬는 마을
100 - 불갑면 쌍운리
30℃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장마와 숨바꼭질하는 가운데 6월 끝자락부터 태풍 ‘쁘라삐룬’이 일본 해상에서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불갑면 쌍운리(이장 정이남) 주민들은 한자리에 모여 안전한 여름나기에 한창이다.
운제, 송정, 회복 등 3개의 자연마을이 한마을로 이뤄진 불갑면 쌍운리는 100가구 150여명의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다.
쌍운리는 함평군 해보면과 군계를 이뤄 마을이 큰길가에 위치해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살기 좋은 마을이다.
운제마을은 진주강씨가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강씨 집성촌이다. 마을 맞은편 방마산 아래에는 선조 강 항 선생의 사당 내산서원이 있으며 현재 <운제록> 4권이 서원에 보관돼있다.
송정마을은 푸를송松 정자정亭을 써서 송정마을이라 했으며 마을 이름처럼 푸른 자연과 맑은 공기로 살기 좋은 마을이다.
회복마을은 구전에 의하면 복이 들어오는 마을이라 해 돌아올회回 복복福울 써서 회복이라 했다.
올해 1월 이장직을 맡아 요리조리 마을을 위해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 정이남 이장은 “우리 마을은 불갑면에서 가장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광주, 함평과 가까워 교통도 편리하고 공기도 맑아 외부에서 많이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포로선비 강 항 선생 발자취 담긴 마을
불갑면 쌍운리는 불갑산을 비롯해 산이 67%를 차지하는 산간지방이다. 마을주민들은 주로 경종 농사에 의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산야에는 복분자를 재배해 농가소득원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쌍운리에는 마을주민들이 손꼽는 자랑거리가 있다. 전남도 기념물 제28호로 지정된 내산서원이다.
수은 강 항(1567~1618년)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조선 인조 13년(1635년)에 용계사라는 이름으로 지어졌다. 대원군때 훼철됐다가 1974년 복원하면서 내산서원이라 불렀다.
마을주민들은 “불갑면의 자랑거리가 우리 마을에 있다는 게 항상 뿌듯해. 임란때 포로로 잡혀갔는데 어떻게 일본에 대한 증오심을 버리고 문화적 역할을 수행했는지 대단하지. 선생의 기개와 인품이 지금도 우리 마을에 남아 마을주민들끼리 화합하며 살 수 있는 것 같아”라고 말한다.
불갑면 쌍운리 주민들은 매년 봄이면 마을주민들이 함께 모여 꽃구경을 떠난다. 무더운 한 여름에는 더위도 함께 이기며 초복, 중복, 말복을 세며 주민 모두가 화합을 다진다.
항상 웃음이 떠나지 않은 얼굴로 마을주민들을 알뜰히 챙기는 정 이장은 “농한기인 겨울에는 마을주민들을 위해 가내수공이라도 용돈벌이로 할 수 있도록 마을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주민 모두가 밝고 행복하게 사는 쌍운리가 됐으면 합니다”라고 말한다.
변은진 기자 ej5360@yg21.co.kr
정이남(58) / 이장
우리 마을은 불갑면에서 가장 많은 주민들이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겨울에는 마을주민들을 위해 가내수공이라도 용돈벌이로 할 수 있도록 마을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주민 모두가 밝고 행복하게 사는 쌍운리가 됐으면 합니다.
김안순(79) / 마을주민
불갑면의 자랑거리인 내산서원이 우리 마을에 있다는 게 뿌듯해.
강 항 선생의 기개와 인품이 지금도 마을에 남아 마을주민들끼리 화합하며 살 수 있는 것 같아.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사이좋고 화목하게 살았으면 해.
박혜영(59) / 부녀회장
쌍운리는 토박이보다 외부에서 들어와 사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광주, 함평과 가까워 교통도 편리하고 공기도 맑아 살기 좋고 편안한 마을입니다.
무더운 여름에는 주민 모두가 함께 더위를 이기며 즐겁게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