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내부철판 두께측정 ‘꼼수’
감사원, 원자력발전소 안전관리실태 감사
불확실한 ‘표준방식’쓰며 0.2㎜ 일괄 뺄셈해
지난 2016년 6월 한빛2호기 격납건물 내부철판의 부식으로 구멍이 발생돼 모든 원전을 대상으로 격납건물 내부철판의 두께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한수원이 두께가 과대하게 측정될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빛3호기 순환수 취수시설 등 원전시설물 중 상당수에 2016년 강화된 내진기준을 반영한 보완계획을 수립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6월27일 <원전의 안전관리실태>를 점검하며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한수원은 격납건물 내부철판 점검 과정에서 한빛2호기의 녹이 발견되기 이전에는 격납건물 내부철판의 금속두께만을 측정하는 에코방식을 사용해 왔다.
그러나 한빛2호기의 녹이 발견돼 실시한 확대점검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 격납건물 내부철판의 도장 두께까지 합산해 측정한 뒤 예상값인 0.2㎜를 빼 산정하는 표준방식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과 관련된 초음파 검사장비 매뉴얼에 따르면 도장이 없는 경우 표준방식을 사용하고 도장이 있을 경우 에코방식을 사용하며 부식이 심해 에코방식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에만 표준방식을 사용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또 부식이 심한 경우 별도의 탐촉자를 사용한 도장관통방식을 사용해 두께를 측정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감사원은 원전 시설물에 대한 내진대책이 미흡한 점도 지적했다.
감사결과 한빛1·2호기 발전사무소 등 6개 건축물에 내진설계가 돼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빛3·4호기 순환수 취수건물 등 17개 건축물이 내진설계는 됐지만 이후 강화된 현행 내진성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한수원은 한빛5·6호기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점검진단을 2007년 4월 실시한 이래 10여년이 넘게 장기간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원자력기구는 2017년 4월 <원자력안전협약 제7차 검토회의> 당시 우리나라에 국제원자력기구의 안전점검진단을 받도록 제안했다.
원안위는 한수원에 이같은 제안이 도출됐다는 사실만 알려줬을 뿐 한수원과 협의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원전에 대한 안전점검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전개선 필요사항 등에 대해 규제기관을 통한 철저한 이행관리가 미흡하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