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꺼내니 상인들이 먼저 반겼다”
경제도 살리고 할인도 받는 1석2조 효과 … 지역화폐 디자인·차별성·가맹점 홍보는 ‘옥의 티’
■ 지역화폐 영광사랑상품권 사용기
지역화폐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영광군에서 지역화폐 <영광사랑상품권>을 1일 출시했다.
발행 20일만에 올해 목표치의 25%인 500호점의 가맹점을 돌파하는 등 지역주민들도 지역화폐의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역화폐를 직접 사용해봤다. 지역경제도 살리고 실리도 챙기는 할인율은 큰 장점이었다. 지역화폐의 규격과 디자인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지역화폐 구입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신분증을 제시하고 간단한 신청서를 작성했다. 10만원을 건네니 10만원의 지역화폐와 함께 5,000원을 돌려줬다.
영광군에서는 설·추석이 속하는 달과 그 전달에 5%의 할인율을 제공하고 있다. 또 평소에도 3%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관내 어디든 지역화폐 가맹점이라면 일괄적으로 전 제품에 3~5% 할인을 제공받는 셈이다.
지역화폐를 쥐고 시장에 나섰다. 시행 초기임에도 가맹점이 상당히 눈에 띄었다. 주유소에서 카페, 미용실에 이르기까지 품목도 다양했다.
가맹점을 확인하기 위해 군청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시행초기인 점도 고려해야겠지만 군청 홈페이지 한쪽에 위치해 가맹점 목록을 찾기 어렵고 읍·면별로 주소와 상호만 나열돼 실제 어느 곳에 가맹점이 위치해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반면 시흥시에서는 별도의 반응형 홈페이지를 구축, 가맹점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도에 표기하고 있어 차이점을 보인다.
지역화폐로 물건을 구매하니 상인들이 먼저 반겼다. 처음 받았다며 신기해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한도와 현금영수증 발급방법까지 자세히 설명해주는 업체도 있었다.
거스름돈을 받기 위한 80%의 한도를 맞춰 구매해야 한다는 점은 제법 까다로웠다.
최근 타 지자체에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류(종이)형 지역화폐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카드형 지역화폐를 발행하거나 모바일결제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한 가맹점 업주에게 지역화폐의 장점과 개선점을 물었다.
업주는 “가맹점 입장에서도 카드 수수료를 납부하지 않아 지역화폐를 받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며 “금액권의 규격과 디자인이 모두 같아 거래하면서 자칫 실수할 수 있는 점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한 지역화폐로 평가받는 시흥시의 지역화폐 <시루>는 이름부터 특색이 돋보였다.
또 금액권마다 디자인을 다르게 해 차이점을 두고 지역 관광지를 알리는 매체로 활용하고 있다.
상사화, 굴비, 백수해안도로 등 다양한 관광상품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용되지 못해 아쉬웠다. 위조방지 잔상은 신라의 미소인 경주 얼굴무늬 수막새가 들어 있었다.
또 지역화폐임에도 불구하고 화폐의 이름이 <영광사랑상품권>인 점은 자칫 화폐가 아닌 상품권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군 관계자는 “한국조폐공사와 간담회를 통해 위·변조 가능성이 가장 낮은 표준형 디자인을 채택했다”며 “지역화폐 정착 이후 공모전을 통한 명칭변경 등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