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편하면 되지 무얼 더 바랍니까”
옥당골칭찬릴레이 /김재순 /대마면
2005-06-30 박은정
부모를 둔 자식이라면 언제 어느 곳에서든 이 노래를 부르노라면 그리움과 죄송함에 목이 메인다. 우린 ‘어머니’란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세상을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마면 월산리 김재순(64)씨. 그 또한 오로지 자식 뒷바라지만을 하며 굿굿이 살아가고 있어 주위에 칭송을 듣고 있다.
경남 남해가 고향인 김 씨는 교직생활을 하던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고 남편을 따라 대마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군대복역 중 훈련을 하다 몸을 다쳐 좌골신경통을 앓던 그의 남편은 몸이 점점 쇠약해져 결국에는 거동을 전혀 못하게 되고 4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아무 연고도 없는 곳에 딸 넷과 함께 홀로 남겨진 김 씨는 그때부터 모진 인생살이가 시작됐다.
“아이들을 데리고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아이들을 어떻게든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만 들뿐 다른 어떤 생각도 들지 않았다”며 어렵던 지난날을 밝힌 김 씨는 “다행히도 자식 모두가 공부도 잘하고 큰 말썽을 부리지 않아 키우는데 어려움이 덜했다”고 바르게 자란 자녀들에 대한 고마움을 밝혔다.
이렇게 머무른 대마에서 작은 가게를 운영하며 열심히 살아온 김 씨는 각계각층에서 수여하는 장한어버이상을 받으며 그 공을 널리 인정받았다.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는 그의 둘째딸은 “결혼을 해 자식을 낳고 살아보니 어머니가 얼마나 어렵게 살아오셨는지를 알 수 있다”며 “주위의 많은 유혹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리를 잘 지켜주신 어머니가 고맙고 어머니가 오랫동안 믿고 의지해온 신앙이 아름답고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에겐 또 하나의 시련이 다가왔다. 결혼을 해 잘 살던 첫 딸이 전신이 점점 마비되는 병을 앓게 되고 아이와 남편을 두고 친정으로 오면서 그의 짐이 또 하나 늘게 된 것이다. 또 직장생활을 하는 둘째딸의 아이들을 도맡아 기르며 아직도 자식 뒷바라지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우리 할머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라며 말하는 외손녀의 또박또박한 목소리 뒤에서 미소짓는 김 씨는 지나온 시름보다는 자식들을 돌보고 보탬이 된다는 보람으로 그 힘겨움을 잊고 있었다. 그래서 부모에게 할 효도를 자식에게 절반은 한다고들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