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불갑산상사화축제 기념 인터넷공모전 수상작(금상 은상)

2019-10-25     영광21

■ 금상 수상작 - 김현정 / 경기도 안산시

상사화

바깥이 나를 부른다

보이지 않는 발걸음으로
숨어서 찾아올 봄비는 어디쯤 왔는가?

목마름이 흙을 밀어내며
빼꼼이 얼굴 내밀고 있는데
아직은 꽃의 시간이 아니다

품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필요하다
당신을 기다리는 호흡이 되어
계절은 허공을 품은 채 탄주한다

붙박힌 자는 이별 후에
지울 수 없는 침묵으로 서 있기에
길 따라 흐르던 개울물에
아픔을 씻어내려고 애쓰지 않는다

올해도 끝내 기다림의 방향을 바꾸지 못했다
가슴속 전언들이 붙잡지 못한 여백으로 남는다

뜨겁게 화인을 새겨 넣는다
나에게서 멀어진 인기척은 어디쯤 걸어가고 있을까
당신이 사는 먼 곳이 뜨겁게 욱신 거린다


■ 은상 수상작 - 임순이 / 전라북도 순창군

상사화

녹슨 계절에 누운 헛기침 소리
환영도 아스라이 떠나가고

어스름에 매달린 연서
저녁이 물고 가는데

붉음에 둥지 튼
그리움
산노을 목마르게 당기어
잊지 못할 그 이름 부르며
노래한다

그날 그 내음
살포시 끌어당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