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군 영광, 산과 들로 발품팔아 선도농업인 발굴 보도
2년4개월의 여정 <앞서가는 농업인> 연재를 마감하며
2005-08-19 박은정
‘군서면 만곡리 오장동 변상길(58)씨는 밭농사만 고집한다. 농사에 뛰어든 지 어언 30년을 훌쩍 넘었지만 밭농사만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논농사보다는 밭농사가 좋고 맞는 것 같다”고 말하는 변 씨는 현재 밭농사만 7만여평 짓고 있다.’
2003년 4월10일 본지 지령 제23호 9면에 소개된 <앞서가는 농업인> 첫 번째 주인공 이야기의 일부분이다.
영광은 농업군으로써 농업인구의 비율이 높고 농촌 고령화와 농산물 수입개방 등으로 여느 농촌과 다름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현실속에서도 나름대로 자긍심을 갖고 농촌과 농업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 가는 농민들을 소개하고 농업과 관련된 갖가지 소식을 함께 전달하기 위해 본지는 농업 지면을 별도로 배정해 매주 농민들을 찾아가 그들의 일상과 성공담 등을 담아 소개해 나갔다.
이렇게 시작한 <앞서가는 농업인>은 장장 2년4개월 동안 111명의 농업인을 찾아 다녔고 2005년 8월4일 지령 제140호를 마감으로 긴긴 막을 내린다. 본지에 게재된 농업인 선정은 각 읍·면을 대상으로 그 시기시기에 생산되는 농·축산물 운영자를 우선으로 농업기술센터 작목별 담당이나 각 읍·면 농업인상담소장을 통해 추천 받았다.
이와 같이 신중한 검토를 통해 선정된 농가들을 취재기자는 논으로 밭으로 또는 산으로 찾아다니며 그들이 살아온 삶과 현실 그리고 미래를 담아왔다. 이렇게 취재를 하다보면 신발과 옷을 망치는 일은 부지기수였고 때론 취재차량은 농로에 빠지기도, 타이어가 펑크나 오도가도 못할 때도 많았다.
소개된 대부분의 농가들은 난관에 부딪치며 크나큰 시련을 경험하기도 했지만 이러한 어려움속에서도 새로운 작목과 농업기술을 개발하고 습득해 몇 번의 좌절을 딛고 다시 일어서며 부농의 꿈을 키워 그 뜻을 이뤄가고 있었다.
추천된 농가들 중에는 본지 지면을 통해 과학적인 영농방법과 선진 영농기법 도입 등 부단한 연구노력으로 자기발전을 이룬 업적과 공이 널리 알려져 농업중앙회에서 매월 선정하는 '새농민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이제 <앞서가는 농업인>을 마감하며 찾아갔던 농가들의 모습들이 하나, 둘 반가운 기억으로 스쳐간다. 끝이 안 보이는 넓은 논위의 벼, 일본으로 수출하며 국위선양에 한 몫 하는 파프리카, 진한 향기를 내뿜는 허브, 주근깨가 다닥다닥한 딸기,
보랏빛 원피스를 입은 뚱뚱한 가지, 큰 눈망울의 소들, 계절별로 아름답게 핀 장미 국화, 키가 큰 타조, 순한 산양, 털이 보송보송한 한 복숭아, 감자, 매실, 포도, 복분자, 벌꿀, 콩, 버섯, 방울토마토, 고추, 담배, 누에, 오리, 감, 소나무, 호박, 돼지, 닭 등을 재배 또는 사육하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농가들이 들녁의 책장을 넘기듯이 또렷이 다가온다.
비록 그들을 찾아가 만나는 고정란의 연재는 마감됐지만 앞으로도 농업인과 일선 현장에서 땀흘리는 이들을 대변해 줄 수 있는 발걸음은 쉬지 않고 이어갈 것을 약속한다. "많은 신문이 있지만 우리에게는 우리 지역의 특성을 살린 신문이 필요합니다.
우리 영광은 농어촌지역이잖습니까? 도시나 농어촌지역 모두 똑 같은 유형의 신문을 본다면 지역신문이 무슨 필요있겠습니까? 바로 그런 신문이 되길 기대합니다"라는 어느 인사의 고언을 간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