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 농촌총각들의 국제결혼
2005-08-19 영광21
그런데 결혼에서부터 정착해서 살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아쉬움이 없지 않아 안타까움에 몇 자 적어본다. 길거리에 나붙은 현수막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씁쓸한 웃음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비인간적이고 비윤리적이 문구가 쓰여 있다.
‘처녀와 결혼하세요. 후불제’라는 말이 섬뜩하다. 물건을 사고 팔듯 결혼을 주선한다니…
사실 소개비와 지참금이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거고 신부측 풍습에 맞추다 보니 돈이 결부되는 것은 마땅하다. 한 예를 들어 베트남 풍습에 신랑측은 신부 부모에게 얼마간의 지참금과 1~2년 정도의 식량을 지급하고 정기적·비정기적으로 생활비를 보내는 게 관습이라고 한다.
이렇듯 관습을 알고 보면 이해될 내용이 언뜻 보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결혼을 하더라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남편에게서 빚쟁이 혹은 노예취급을 당하여 인권이 유린당하는 경우도 있다하니 참으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적어도 결혼이란 계약이긴 하지만 주종관계가 아닌 평등관계여야 하기에 서로 필요에 의해 맺어진 인연이라도 소중히 여기고 사랑과 애정으로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또한 잘 지내는 가족들이라 하더라도 의사소통의 문제와 관습의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 2세 교육의 어려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문제가 산재해 있다. 말을 잘할 수 없는 엄마에게서 제대로 된 한국어 교육이 될 리가 없고 한국어가 서투른 아이를 바르게 양육하기란 더더욱 힘이 들것이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도 문제로 적용될 수 있다. 혼혈아라는 이유로 손가락질 하고 별종취급하지 말 것이며, 세계화돼 가는 지구촌 현실에서 단일민족 지상주의는 우리 한민족의 독선과 오만일 수도 있기에, 피할 수 없다면 수긍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본다.
그들이 진정한 우리나라 사람으로 자긍심을 갖고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의 지원도 시급하다. 2세 양육비 지원, 국내 적응교육, 의료보호 확대, 출신국과 국제통화비용 전액감면 또는 정액요금제 도입 등 정부에 건의할 것도 많고 각 지자체에서도
문화센터 등을 활용한 한글교육과 우리나라 전통요리법, 컴퓨터 사용법 등을 집중 지도하고 그들을 이방인 취급하지 않고 진정한 국민의 한사람으로 조국애를 갖고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마음으로부터의 곁눈질부터 거둬야 할 때이다.
그들은 바로 우리가 소중하게 지켜줘야 할 우리의 이웃이기에…
정용안 전의장<영광군청년단체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