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 장진기 2005-08-20 박은정 내친김에 멀리 떠나자, 아주 멀리 떠나가자 아니 한 계절이라도, 분분한 눈송이들 중에 내 눈썹에 떨어져 눈빛을 시리게 하며 금세 눈물을 돌게 하는 송이 눈 한 송이 녹는 것을 기억하며 이듬해 이맘때까지는 절대 돌아오지 않는 연어라도 되어 떠나자 천 만 송이, 만 만 송이의 눈이 떨어져 바다가 된 북해도를 돌며 찬 물살에 따뜻한 살 덧 키운 몸집으로 내 속 연어의 알들을 다시 돌아와 여기 쏟아낼 때까지는 돌아보지 않고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