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못지 않은 어느 교원의 학교사랑

지역사회와 동문들의 애정속에 거듭나고픈 영광중

2005-09-15     영광21
동문들과 교류위해 홈페이지 '동문마당' 마련·역사관 개설위한 관계자료 수집

영광중학교 심상범 교장의 학교사랑이 80여년의 역사를 가졌지만 정체된 상태에 있는 학교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영광지역 중등교육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영광중학교는 1927년 영광공립농업보습학교로 개교한 후 2005년 현재까지 총 76회 11,648명의 인재를 배출해 전국 각 지역 요소요소에서 역할을 다하는 역사 깊은 학교로 평가받고 있다.

영광중학교는 1920년대 일본제국주의의 폭압이 거세었던 일제강점기하에서 민족의 힘을 기르고 실력을 키우고자 뜻있는 영광군민들의 각고의 노력으로 사설영광학원을 설립하고 1927년 영광공립농업보습학교(2년제) 인가를 얻어 학생을 모집하고 전국에서 우수한 교사진을 초빙해 운영됐다.

그후 갈망하던 교육실현의 길이 열리게 됐으며, 영광공립농업중(1945년 2년제), 농업중(1949년 4년제), 영광동중(1951년 3년제) 등 교명과 편제를 변경해 오다 1953년 민립영광서중학교를 편입시켜 영광중학교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80여년의 역사와 전통지닌 영광중학교

그러나 현재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아직까지 영광중학교총동문회가 결성되지 않아 교육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제안하거나 단결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사회가 교육을 교육행정기관이나 학교에만 그리고 교사에게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시대는 아니고 가정교육과 사회 교육, 학교 교육이 서로 유기적으로 관계하면서 전체 자녀와 전체 교육을 바라보는 넓은 시야를 갖고 활동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 해당학교와 특별한 인연보다는 학교장이라는 이유(?)로 유기적인 연계성을 고려해 영광중학교에서는 동문들이 모교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실천할 기회를 마련하고 지역사회와 동문, 동문과 동문 및 기별 동창회원 간의 활발한 교류를 위하여 학교 홈페이지에 '동문마당'을 개설·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심상범 교장은 "학교교육은 지역과 선배들의 협조없이는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또한 좁은 운동장, 좁은 교실이라는 닫힌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교육 활동은 너무나 단조롭고 단순하여 효율성이 떨어지므로 학습의 장을 학교 밖으로까지 확대하여 경험 학습·체험 학습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게 요즘 교육현장의 추세"라고 현황을 진단했다.

이를 근거로 "사회에서 각자 열심히 살고 있는 선배를 학교로 초빙하거나 직접 방문하는 색다른 체험 학습을 하게 한다면 학교에 대한 자긍심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선배들의 모임 즉 기별 동창회나 총동문회의 모임이 이루어져 활성화된다면 학교 교육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도움을 주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동문마당을 개설한 목적을 밝혔다.

학교 홈페이지 '동문마당' 개설
동문마당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여럿 있지만 그중에서도 '동문포토갤러리'는 졸업생이면 누구나 지난 옛 학창시절로 되돌리는 요소로 보여진다.

'동문포토갤러리'를 클릭하면 각 기별 동창회 방이 있다. 심상범 교장의 열정이 우선 학교에서 구할 수 있는 사진들을 올려놓은 것이다. 학교에서는 "까까머리 중학생이었던 옛날 생각을 하면서 감상하고, 혹시 추억이 깃든 자료나 사진 있으면 정다운 글과 함께 올려 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아쉬운 것은 아직 자료를 구하지 못한 기(1∼18회, 37∼43회, 45∼48회, 50∼55회)의 방이 비어 있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이 기수에 해당되시는 동문께서 직접 올려 주시거나 학교로 연락 주셔서 자료를 빌려주면 탑재하고 돌려 드리겠다"고 동문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심상범 교장은 "정말 고마운 것은 우리학교에 1945년부터 1966까지 근무하셨던 이계욱 전교장선생님께서 19∼36회까지의 사진들을 보내 주셔서 올리게 됐다"고 선배 교원께 고마움을 전했다.

한편 영광중학교는 8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학교의 역사관을 마련중에 있다. 그동안 학교를 옮기는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보관된 자료가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아쉬운 데로 본교와 통폐합된 학교들의 자료 몇 점을 모아 '영광중학교 역사관(교실 1실)'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곳에는 농업보습학교, 농업중, 영광동중, 영광서중, 불갑중, 묘량중, 영광중 등 영광중학교 80년 역사를 조명할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하고 있어 동문과 지역주민들의 많은 협조를 구하고 있다.

영광중 49회 졸업생인 김상균(영광읍)씨는 "최근 모교에 들렸다가 현직 학교장이라는 것 이외에 아무런 연고가 없지만 모교발전을 위해 동문보다 더 노력하시는 심상범 교장의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화끈거렸다"며 "이제라도 일상에서 모교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갖고 참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