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 파파 스머프 찾기
2005-09-29 영광21
참된 지도자는 균형있는 사고를 지녀야 한다. 역사에서 ‘민초’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고, ‘민심이 천심’인 것도 맞다. 그러나 역사가 민초의 힘만으로 발전해 왔다고 보는 것은 ‘외눈박이 역사관’이라고 볼 수 있다.
지도자를 잘못 만났을 때 그 희생을 온전히 민초가 뒤집어써야 함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민초를 떠난 지도자는 공허하지만 바른 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민초는 맹목적이 될 수밖에 없음도 알아야 한다.
참된 지도자는 반드시 민주주의의 신봉자여야 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하는 지도자여서는 곤란하다. 진정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이 투철한 사람이라면 대중민주주의의 약점도 꿰뚫어 볼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도자에게는 고독하게 내려야 할 결단이 있다. 비록 그것이 시류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거시적인 안목으로 상황을 판단할 줄 아는 능력이 지도자에게는 요구된다. 그 결단이 당시에는 고독할지라도 시간이 보상해 주리라고 믿는 신념이 지도자에게는 필요하다.
참된 지도자는 책임질 줄 아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민주주의는 책임정치이고, 책임에 대한 평가는 선거를 통해 이루어진다. 당선자는 자신이 책임졌던 기간에 대해 군민의 채점을 받고, 여타 후보들은 새로운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면서 차기의 책임을 맡겨달라고 호소하는 것이 선거다. 이 같은 책임정치의 원칙을 저버리고 ‘군민 따로, 지도자 따로’ 노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참된 지도자는 절제의 미덕을 갖춘 사람이어야 한다. 개인의 정직과 도덕성, 솔직하고 소탈한 성품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지도자가 자기 권력의 힘을 인식하고 그 힘을 자제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지도자는 ‘마음속에 내재된 권력제어장치’를 지녀야 하고, 그것을 주변 사람에게 강요할 의지와 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지난 과거와 같은 주변집단에 의한 권력 발호가 방지될 것이다.
참된 지도자는 어른이 될 만한 사람이어야 한다. 이 사회의 가장 큰 문제는 어른이 없다는 점이다. 어른의 지위는 자연연령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회가 어느 한 방향으로 편향되게 갈 때 과감하게 떨치고 나서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어른이다. 지금 우리 영광에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어른 역할을 할 지도자다.
참된 지도자는 지역화합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어야 한다. 선거 때의 앙금을 하루빨리 치유하고 고른 인재등용과 주민화합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는 패거리 정치집단이 지역을 이끌어 갈 수 없다. 군의원, 도의원, 군수, 도지사, 모든 입지자들의 정치의식의 발로가 참된 지도자가 되기를 노력해야 한다.
‘파파 스머프’를 기억할 것이다. 그는 어린이 애니메이션 영화 <개구쟁이 스머프>에 나오는 스머프마을의 어른으로 지혜와 경륜의 상징이다. 아마도 우리가 찾는 참된 지도자의 상이 가장 잘 구현된 모습이 아닐까.
그렇다면 이번 선거는 파파 스머프를 찾는 게임이 될 것 같다. 파파 스머프를 찾기 위한 민초들의 올바른 선택을 기대한다.
유은종<원불교 천지보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