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 가슴 열어줄 풍요로운 어장 소원"

앞서가는 수산인 5 / 박성복 김혜진씨 부부<염산면>

2005-10-13     영광21
"7∼8년 전만 해도 칠산바다는 전국에서도 알아주는 황금어장이었지만 현재는 고기가 안 잡혀 생계를 위협할 정도이다"며 "꽃게 새우 등 치어 방류에 국가나 지방단체에서 더욱 힘써 줬으면 좋겠다"고 첫머리부터 생계를 걱정하는 박성복(55)씨.

염산 두우리 창우선착장에서 만난 박 씨는 25년이라는 짧지 않은 세월을 바다에서 살아왔다. 서울에서 시집온 부인 김혜진(48)씨와 처음 시작한 일은 광주 양동시장에서 청과를 판매하다 사업이 어려워져 박 씨 혼자 고향으로 내려와 남은 재산과 빛으로 소형어선을 장만했다.

"그때는 고기를 잡으면 직접 팔아야 하는데 혼자는 도저히 못해 부인이 몬치, 망둥어, 굴 등을 인근 지역으로 다리품을 팔아 직접 판매하러 다녔다"면서 고생한 부인을 위로하는 박 씨.

"몇 년 동안 열심히 노력한 덕택에 빚도 갚고 생활도 좋아져 제 경우를 보고 고향을 떠난 몇 몇 사람이 다시 고향에 돌아와 배를 타기도 했지만 지금은 거의 떠나고 몇 사람 안 남아 있다"며 "영광원전이 가동을 시작한 이후 어획량이 계속 줄어들다 지금은 고기 구경하기도 힘들다"고 밝혔다.

현재 염산면생계대책위원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박 씨는 중·소형어선 2척으로 봄에는 중하와 실뱀장어를 주로 어획하고 요즘은 잡어와 젓갈에 쓰이는 새우를 잡고 있다.

"예전 창우 몬치와 굴 하면 없어서 못 팔정도로 인기가 많았는데 다 옛날 말이 됐다"며 "두달 동안 고생해 잡은 고기값이 고작 250만원 정도로 가정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지 막막하다"는 말에 어민들의 삶의 애환이 전해졌다.

칠산바다는 어업에 종사하는 모든 어민들의 꿈과 미래가 있는 곳이다. 그러나 현재 칠산바다는 배가 다니기 힘들 정도로 뱃길에 뻘이 퇴적되고, 그물에 이름도 알 수 없는 풀이 매달려 그물을 올리기도 힘들다.

유속이 약해 그물을 칠 장소도 점점 사라지고, 어획량 감소와 질이 떨어지는 현실을 설명하는 수심이 가득한 박 씨의 얼굴에 밝은 웃음꽃이 필수 있는 날은 언제쯤 올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