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산물벼 수매 과정에 ‘하마터면’
불량저울 사용 아닌 정산 오류로 결론날 듯 수매 정산 오류 발생에 ‘불량저울’ 의혹 제기 … 수매현장 업무하중 불가피해 개선책 필요
쌀값 폭락으로 일선 농민들과 지역농협 심지어 지자체마다 성난 농심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수확기 올해산 산물벼 출하 과정에서 일부 농가가 실제 출하했던 물량과 달리 정산돼 ‘불량저울’ 사용의혹이 제기됐지만 확인 결과 농협측의 정산 오류로 밝혀져 일단 봉합되는 모양새다.
‘불량저울’ 사용 의혹은 사실 여부에 따라 문제제기하는 농민이나 수매하는 농협 입장에서도 있어서도 안될 사안이었기 때문에 지난 주말까지 혼란을 겪었다.
수확기를 맞아 지난 4일부터 일선 농협의 벼건조저장시설(DSC)과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4곳에서 산물벼 수매가 진행되고 있다.
일선 농민들에 따르면 지난주 A농민이 톤백 4개의 물량을 자체 계근후 B건조저장시설에 출하했다.
자체 계근으로는 3,900㎏이었던 물량이 건조저장시설의 벼 이외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자동으로 계량하는 저울장치인 호퍼스케일 투입 결과 4,515㎏로 600㎏ 이상이 실제보다 늘어나 의아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수분 등 이물질이 제거되면 감량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에 앞서 1만5,000㎏ 물량을 출하한 C농민은 산물벼라는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정산 결과 660㎏이나 감소해 의구심을 갖고 있던 상황이 확인과정에서 나타났다.
실제 물량보다 많은 양이 정산된 B농민의 의구심에서 시작된 민원제기는 ‘불량저울’ 사용의혹으로 불거졌고 확인과정에서 C농민에게 정산될 물량이 오류로 더 추가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와중에 한때 쌀비상대책위 등 농민단체들이 영광군농협통합RPC와 함께 사실 파악에 나서고 결국 ‘인적’ 오류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농가와 농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실시된 차량용 저울과 호퍼스케일을 이용한 3회에 걸친 현장검증에서 저울장치의 측정치에는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농민들은 “자체 계근을 하지 않고 농협의 중량 측정만 믿고 있는 농가들이 수매를 담당하는 농협 직원들의 실수로 누군가는 이익을 보거나 손해를 보는 경우가 발생해서야 되겠느냐”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인적 실수는 수매 시기에는 자정 전후까지 이뤄지는 직원들의 업무 하중에 따라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어 보다 확실한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통합RPC 관계자는 “매년 수매를 앞두고 공인기관에 계량기 이상유무를 정밀하게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며 “계량기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재점증을 받지 않는 연도에도 검정기관에 의뢰해 오차를 교정하는데 올해도 9월에 이미 완료했다”고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농민단체 관계자도 “당초 우려됐던 ‘불량저울’ 사용의혹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됐다”며 “어찌됐든 농민들이 땀 흘려 거둔 1년 농사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정확한 정산관리가 이뤄져야 하는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안 발생후 농민단체와 통합RPC는 수매일정이 다소 한산한 다음주 일정을 조율해 수매장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로 합의해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