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 측근 개인 일탈인가 군수 의중인가

속칭 선거공신 구설수 하나 둘 수면 위로 … 군수 주변 점검 필요할 듯

2023-03-03     영광21

■ 영광군도 모르는 단체 사무실 버젓이 군청에 상주?

“새롭게 일을 시작할 때는 누구나 새로운 각오로 임한다. 당사자도 초기에는 열심히 하려고 하겠지만 2년 정도를 기점으로 무뎌지기도 하고, 과거로 퇴행할 수도 있고, 초심을 지켜가기도 하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지켜봐야 어느 길로 갈지 알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 
지난해 9월경 강종만 군수의 군정수행과 관련해 기자와 영광군청 고위 공직자 사이에 나눈 대화 가운데 일부 내용이다. 당시 기자에게는 새롭게 군정을 수행하는 강 군수에 대한 우려보다는 기대가 큰 것으로 해석됐다.     
순항하던 강종만 군정이 예측하지 못한 암초를 만났다. 개인 일탈로 치부할 수 있지만 보는 시각에 따라 비선 측근의 군정 개입 논란으로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월21일 본사는 생소한 단체 이름의 명함 1장을 입수했다. 한면은 영광발전개혁추진단이라는 단체와 단장이름, 대한민국 전도, 다른 한면에는 영광군 CI(로고)와 군청 전화번호, 군청 주소가 기재돼 있었다. 여기에는 영광군과 함평군, 무안군 지도가 새겨져 광주 군공항 이전유치와 관련돼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명함 외형상 상당수 많은 사람들이 영광군정과 관련된 것으로 인식할 소지가 충분했다.  
그러나 명함에 나와 있는 주인공은 민간인이었다. 다만 그의 신분은 보통의 평범한 민간인이 아니라 강종만 군수의 선거운동을 돕고 선거이후 군수직 인수위원회(영광대전환 준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J모씨였다. 소위 ‘선거공신’과 측근으로 분류할 수 있는 위치다.
광주시에 소재한 A컴퍼니(주) 대표와 G프로젝트 대표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J씨는 2월7일 영광군이 광주시에 요청해 이뤄진 광주군공한 이전 주민설명회장에서도 모습을 나타냈다. 또 2월16일 군수실에서 진행된 인수위원회 위원 활동비 10% 이웃돕기성금 기부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영광군 상징물을 사용하고자 할 때는 <영광군 상징물 관리 조례> 제8조 ‘상징물의 사용승인’ 규정에 의거해 승인을 받은 후 조례와 브랜드 슬로건 매뉴얼 규정에 따라 사용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취재 결과 승인신청이나 과정은 전혀 생략된 채 임의로 무단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J씨는 본지의 확인취재 시도에 “(관련)인터뷰에 응하고 싶지 않다. 먼저 보도된 기사로 갈음하자”는 짤막한 답변 후 전화를 끊었다. 
영광군 관계자는 “해당 단체는 영광군과 전혀 관계가 없고 명함에 사용된 로고나 전화번호, 주소 등을 무단사용한 것”이라며 “당사자에게 구두상으로는 사전 고지했고 관련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명함에 기재된 행정전화번호는 지난해 9월말 군정발전 제안을 목적으로 군수 비서실에 설치돼 인수위원 등에게 공지됐지만 이번 사안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유명무실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도 있는 이번 사안과는 별개로 군청 외부인사들의 이권 개입이나 군정 개입 등을 야기할 수 있어 반면교사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영광읍 B모씨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공론화가 되지 않았지만 측근으로 불리는 사람들에 대한 말들이 많은데 군수가 한번쯤 주변 점검을 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