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선 깃발 힘차게 휘날릴 그날 꿈꾼다

앞서가는 수산인 7 잡는 어업 고태수씨<홍농읍>

2005-10-27     영광21
평생 바다와 함께 살아온 고태수(65)씨. "5년전 0.5t 소형어선을 구입해 대하와 숭어를 잡아오다 요즘은 바다에 나가도 고기 구경하기가 힘들어 그냥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고 씨는 "영광원전 온배수로 인해 인근 5~6km 이내는 고기 씨가 말랐다"면서 영광원전에서 배출되는 온배수 문제를 제기했다.

어려서부터 남의 배를 타며 어업에 종사한 고 씨는 20년 동안 법성 홍농에서 다른 배 5~6척에게 선도자금을 지불해 배가 잡아오는 고기 전부를 위판과 일반상인에게 판매해 오다 소형어선을 구입해 처남과 같이 바다에 나가고 있다.

고 씨는 "요즘 숭어가 제철인데 숭어 1kg에 산 것은 1,000원, 죽은 것은 500원에 거래하고 있다"면서 "숭어 100kg 잡으면 10만원인데 배 기름값 빼고 처남 일당 주고 나면 오히려 손해인데 힘들게 고기 잡을 필요가 없다"고 탄식을 했다.

고 씨의 제일호를 포함해 항에 정박해 있는 다른 어선 대부분도 바다에 나아가야 하지만 제일호와 같은 이유로 처량하게 정박해 있다.

생업에 종사해야 할 어민들이 어업활동을 못하고 생계를 걱정하는 요즘 인근바다에는 외지 배들이 조업을 하고 있어 어민들의 애타는 속마음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특히 여수 목포 등 대형어선들이 대거 몰려와 우수한 장비와 많은 인원으로 고기를 대량조업하고 있다는 고 씨의 설명. 금어기를 제외하고 1년에 3개월 가량 조업을 하는 열악한 환경과 온배수로 어획량이 감소되고 있어 어민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요즘 금어기로 소형어선들은 조업을 못 하고 있는데 대형어선들은 금어기에 상관없이 조업을 해 소형어선을 갖고 있는 어민들은 피해는 물론 상대적인 박탈감도 크다"고 밝혔다.

특히 소형어선들은 대형어선에 비해 30노트의 빠른 기동성을 갖추고 있지만 인근 10km 이내에서 조업을 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예전에는 아침 일찍 조업을 시작해 고기가 잡히면 빨리 돌아와 싱싱한 고기를 판매할 수 있어 좋았다"며 "이맘 때면 중하가 제법 잡혔는데 5~6년 전부터 아예 안 잡히고 있어 빠른 소형어선의 장점이 필요없게 됐다"는 고 씨.

배가 조업을 마치고 돌아올 때 만선을 알리는 깃발은 항에 정박해 있는 모든 배에 매달려 있다. 소형어선들이 만선 깃발을 힘차게 펄럭이며 항에 돌아오는 날이 빨리 오기를 고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