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는 어업
앞서가는 수산인 8 / 황용민<염산면>
2005-11-03 영광21
염산 설도항에서 만난 기양호 선장 황용민(47)씨는 군대 3년을 제외하고 설도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살고 있는 토박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어업에 종사하며 3대째 바다에 나가 고기를 잡는 황 씨는 "요즘은 꽃게와 오도리(보리새우)가 좀 나오는데 예전보다 못하다"며 "몇년전까지는 하루 500kg 정도 잡혔는데 요즘은 200~300kg 잡기가 힘들다"면서 인근바다의 변화를 설명했다.
"영광원전이 가동되면서 열대어 등 희귀어종이 잡히고, 온배수 영향으로 인근에는 고기가 안 잡혀 온배수 영향권 밖으로 나가야 고기가 잡힌다" 는 황 씨의 설명이다.
또한 "매년 광어 대하 오도리 등 치어를 방류해 어획량을 유지했지만, 앞으로 치어 방류에 군과 관련 기관에서 더욱 신경을 써주길 바란다"면서 "어민들이 치어를 방류하고 싶어도 들어가는 경비를 감당 못해 어려운 실정이다"고 밝혔다.
황 씨는 매일 새벽 3~4시에 종업원 2명과 함께 설도항을 출발해 인근 바다에서 어업활동을 하고 있다. 황 씨가 잡은 고기는 부인 조명자(46)씨가 설도항에서 직접 판매하고 있다.
"많이 잡히는 날이면 위판을 하고 나머지는 부인이 혼자 팔고 있다"며 "부부 모두가 아침 일찍 나와 저녁 늦게 들어가 애들이 걱정이다"는 황 씨의 말에 "시어머니가 애들 뒷바라지 해줘 애들이 건강하게 커줘서 시어머니에게 감사하다"고 밝히는 부인 조 씨는 바쁘게 고기를 손질하고 있다.
광주 나주 등 인근지역에서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외지 관광객을 상대로 고기를 먹기 편하게 손질을 해주는 조 씨는 "꽃게 오도리 등 보통 4~5만원씩 사갔는데 요즘은 손님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지 손님들이 사는 양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며 "기름값 인상과 인건비 등 하루에 들어가는 경비가 30만원정도 들어가는데 판매는 안돼 걱정이다"는 조 씨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12월부터 3월까지는 고기가 안 잡혀 어업활동을 못하고 금어기인 여름을 제외하고 어민들이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기간은 1년중 몇 달이 고작이다. 이렇게 인근 어민들은 금어기를 지키고 있지만 남해인근 대형어선들이 금어기에 몰려들고 있다.
"영광 어민들은 금어기를 준수하고 있지만 타 지역 배들이 몰려와 바다 바닥까지 쓸고 간다"며 "해경과 관련기관에 신고를 하고 있지만 단속이 제대로 안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근바다 황폐화에 어민들의 시름은 날이 갈수록 쌓여가고 있고 타 지역의 어업활동에 영광어민들의 마음은 더욱 더 타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