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수련해 남성못지 않은 사범 되겠다”

영광을 일구는 여성 / 편선영 검도

2005-11-10     박은정
“검도는 사람들을 미치게 합니다. 푹 빠져들게 하죠. 치고 때리는 타돌 보다는 칼이 오가는 찰나의 순간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제대로 된 머리치기 하나를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비워야 합니다. 자신을 다스릴 줄 아는 자가 가장 강한 자입니다. 열심히 수련해 사범이 되고 싶습니다”

검도의 매력과 야무진 포부를 밝히는 앳된 모습이 아줌마인지 아가씨인지 구분이 잘 안 되는 편선영(28)씨. 이제 결혼한지 3년 된 새댁이다.

“검도는 결혼하면서부터 배우기 시작했다”며 “처음에 검도를 배울 때는 힘들기도 하고 남편에게 배우려니 자존심도 상하고 포기하려는 마음도 많았지만 점점 오기가 발동해 더 열심히 했다”고 여성 검도인의 길을 걷게 된 사연을 말하는 편 씨.

그가 검도를 배운 남편은 현재 영광읍 주민자치센터 검도교실과 홍농 한수원사택 검도관에서 사범을 맡고 있다.
막연히 검도를 동경하다 결혼후 남편에게 검도를 배우기 시작한 편 씨는 현재 검도 2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 여름쯤에는 3단을 취득할 계획으로 열심히 수련중에 있다.

그는 또 사범 자격이 주어지는 4단을 취득하기 위한 목표도 함께 설정해 놓고 있다. 요즘은 남녀노소 누구나 검도를 많이 즐기고는 있지만 아직 여성사범은 흔하지 않은 상황이다.

오전에는 체력단련을 위해 등산을 하고 오후에는 도장에서 남편을 도와 관원들을 지도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운동으로 다져진 건강미와 검도 특유의 카리스마 그리고 여성의 부드러움이 함께 배어난다.

“검도를 하면 자세가 교정돼 몸의 균형이 잡히고 체력이 증가됨은 물론이고 특히 여성들의 최대 관심사인 다이어트에 최고다”고 검도의 장점을 설명하는 편 씨는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아내이기에 일반 회원보다 더 엄격하고 혹독하게 지도를 했다는 김창근 사범은 “검도는 부드러움과 강함이 함께 공존하는 운동이므로 여성분들은 단순히 남자 검도의 모방이나 남자 검도를 추월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되며, 여자의 운동능력과 신체적 특징 등을 잘 이해한 다음 여성에게 적합한 검도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검도를 시작하는 여성들이 유의할 점을 밝혔다.

“검도는 수련을 통해 바른 마음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따라서 단순히 승부 기술을 수련해서 승리만을 최고의 목표로 여기지 않도록 기술 수련을 통해 건강한 몸과 건전한 정신을 기른다는 목표를 명확히 해서 검도에 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을 맺는 편선영씨.

그는 7살짜리 꼬마의 앙증맞은 기합소리와 백발성성한 할아버지의 컬컬한 외침이 어울려 도장의 공기를 건강하게 흔드는 검도관의 여사범을 꿈꾸며 오늘도 수련에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