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 어느 정치인에 대한 변명 아닌 변명
흔히들 정치인들은 방송카메라나 사진기자들 앞에서는 상대진영에게 삿대질하고 큰 소리로 싸움하다 카메라가 사라지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180° 바뀌어 웃으며 악수하는 오랜 친구 사이로 탈바꿈 한다고 비아냥의 대상이 된다.
지난 8일 박노원 예비후보가 이개호 의원을 상대로 공직선거법 제250조 허위사실공표죄와 제251조 후보자 비방죄 위반혐의로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녹취록과 음성파일은 이 비아냥을 무색케 한다.
실로 선거는 총칼이 없을 뿐 전쟁 그 자체임을 실감하게 만든다. 같은 공직자 출신이기도 하지만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지저분한 놈이지. 그거 반드시 때려잡아야 되네’, ‘그러니까 지금 하라고, 그거 하라고. 우리가 이제 삶에서 만날 수 있는 최강의 양아치지 이렇게 생각하면 되는 일이야.’
박 예비후보는 “박노원의 낙선을 목적으로 한 인신공격과 악의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이 의원의 행위는 공직자로서 나아가 인간으로서 가져서는 안될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토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연합뉴스에 “광주에 얼굴만 아는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박 예비후보에 관해 물어보길래 지역신문에 이니셜로 보도되고 지역에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얘기를 했던 것”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와 후보자 비방과 관련해 내 말은 공연성이나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얼굴만 아는 사람’에게 말했다는 이 의원의 발언은 사실 녹취록에 게재된 정태적인 문자보다 음성파일을 들어보면 생동감이 더 역력하다.
필자는 지난해 6월경 박 예비후보의 출마 가능성이 높아지던 시기 그가 궁금했다. 공적인 부분이야 대략 알고 있지만 사적인 부분이 궁금했다.
박 예비후보와 20년 넘는 시간 동안 친구로 지내는 한 지인에게 전화했다.
“가족관계는 어떻답니까?”
“애들도 있고 부인과는 이혼했지만 왕래를 하지”
“예? 왜요?”
“노원이가 지방선거(2022년) 전 군수출마를 고민하던 시절이었는데 하루는 부인이 내게 전화해 제발 노원씨 정치 못하게 막아달라고 하더라고. 그러던 와중에 성격차이로 좁히려고 노력했지만 쉽지 않아 이혼한 것으로 알아. 그래도 지방선거 당시 출판기념회라든지 그런 곳에는 부인이 참석도 하고.”
지난해 12월 박 예비후보의 출판기념회에도 박 예비후보의 ‘아이엄마’는 행사장에 모습을 보였다. 또 올해 들어 박 예비후보의 개인사가 제기되자 지역구에 잇따라 모습을 나타내며 ‘아이들의 아빠’를 응원했다.
누군가의 말처럼 내연녀가 다섯인가 셋인가 하는 문제로 이혼했다면 상대의 입장에서 지지와 지원이 가능할 일이었는지 다소 의문이다.
<어느 정치인에 대한 변명>은 그의 불출마 선언으로 이번 선거에서는 의미가 크지 않겠지만 앞으로도 대중과 부대끼며 생활하고 선거운동 와중에 그의 가족에게 지워졌을 무게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졌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필자가 알고 있는 박 예비후보의 개인사는 여기까지다. 필자가 알고 있는 내용이 잘못됐거나 부정확하다면 독자들의 추가 제보를 정중히 부탁 드린다.
김세환 발행인 /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