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영광의 미래를 설계하자!
특별기고 / 정기호 도의원
2005-12-01 영광21
"우리가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당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도대체 어디여?" "글씨, 웬지 가슴이 답답하고 울화통만 치미는디 미치고 환장 허것구만."
대다수 군민들의 이러한 자조적 푸념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아날로그 시계의 초침 위에서 째깍거리며 신음해 온 영광의 지방자치 12년은 게오르규의 경고처럼 죽음의 25시를 향하고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지나간 그 세월을 되짚어 보고 새로운 영광의 미래를 설계해야 할 현 시점에서 「과감한 개혁」「인의 장막의 철폐」「인사비리 척결」「예산집행의 투명성 확보」「무사안일주의 행정 타파」「군민화합」 등의 상투적 구호는 차라리 궁색하고 치졸한 전근대적 사고에 지나지 않는다.
타임코스모스를 타고 과거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자기의 세계를 열어가는 아기공룡 둘리의 모험이 한낱 허황된 공상과학만화에 지나지 않는다는 폐쇄적 고정관념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그리하여 디지털시대를 상징하는 영(靈)이와 광(光)이의 이미지에 걸맞게 「열린사고」「발상의 전환」「새로운 가치관의 정립」을 통해 아날로그식 사고체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25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는 영광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게 될 때 앞서 열거한 모든 문제들까지도 일거에 타파할 수 있는 것이다.
진취적·창의적인 생각이 행동을 바꾼다
실농가에 보리잔량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도비 5,400만원을 반납하면서 잔량수매를 하지 않았다'는 충동질에 금방 욕설을 해대며 군정에 대한 무조건적 적대감으로 표출되는 군민들의 마음은 왜 그토록 격해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세계적 경영전문가로 알려진 피터 드러커 교수의 이론을 통해 쉽게 찾을 수 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21세기 지식경제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지역적인 좁은 안목에서 벗어나 세계의 변화를 살펴보는 안목, 「나와 같이」라는 「나」중심의 사고에서 「누구와 같이」라는 「열린 사고」로 다른 조직의 강점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의 행정이 인근 군과 비교를 당할 때, 우리 군은 매우 방어적이 되는 것 같다. 물론 이벤트에만 치중하는 행정은 문제가 많음에도 그런 면만 비교당하는 것이 억울하겠지만 이는 「나 중심」의 좁은 울타리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인근 군의 나비축제는 말할 것도 없이 최근에 개최된 국향대축제에 많은 관광객이 몰려 왔는데 여건이 좋은 영광군에서는 왜 못하느냐는 군민의 목소리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다.
불갑사와 저수지 수변공원, 백수해안도로 등에 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2%가 부족하다는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염산의 염전과 소금 그리고 젓갈, 백수해안의 갯벌과 백합, 규모면에서 전국적으로도 비중이 높은 장어 등 가족단위 관광객을 대상으로 이벤트화 할 수 있는 소재가 너무도 다양하다.
법성단오제의 명실상부한 전국화는 물론 부산 APEC때 주목을 받았던 경관조명을 신령스러운 영광의 이미지와 함께 홍농읍과 한수원 주변에 설치해 홍농읍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의 도시로 만들어도 다른 신규 관광지보다 적은 비용만 갖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문예·전시공간 하나없는 영광의 삭막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고 우리지역 복분자 재배농가가 함평에 있는 복분자주 제조공장에 출하를 해야 되는 현실에 자존감이 상한다. 복분자주 공장은 출향인사가 자기 고향에 투자를 했기 때문이지만 정서적으로는 부아가 치미는 것이다.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전환과 농업의 활로개척을 위한 농산물 가공공장 유치에 공무원들의 좀 더 창의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참고로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염산ㆍ백수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은 그 품질면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한 장점을 활용해 세계 식품안전기준에 맞게 세척염으로 재가공을 한다면 세계적 상품으로 브랜드화 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나와 같이」의 폐쇄된 사고가 아니라 다른 조직의 장점을 받아들일 줄 아는 「누구 같이」의 열린 사고로의 전환을 촉구한다.
웰빙시대를 맞아 평일에도 많은 주민들이 찾고 있는 영광읍의 물무산 주변에 체육공원의 필요성이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는데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400억이 넘게 투자되는 군민종합체육시설에 앞서 물무산 자락에 먼저 10억~20억원 규모의 운동장이라도 만들었다면 많은 주민들의 생활체육 공간으로 활용하게 되었을 것이고 지금처럼 비난여론이 들끓지도 않았을 것이다.
백수 군민체육공원은 평소에는 폐쇄시켜 놓아 이용객들의 불편이 많고 법성을 찾는 관광객들이 화장실이 없어 불편을 호소하고 있는데도 계속 외면하는 이유로 유지관리의 어려움을 들고 있는데 행정의 존재가치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는데 있다는 것을 망각한 처사이다.
현실·미래지향적인 실용주의적 행정체계 정립 중요
관광객 유치와 관련하여 투자에 비해 효과가 적은 대표적인 시설물로 천안의 독립기념관을 꼽는다. 고정시설물 즉 하드웨어 분야에만 치중하고 운영프로그램 개발 등 소프트웨어 분야에는 소홀하여 한번 다녀 온 사람들은 다시 찾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군도 지금까지 7대 관광지개발 등 하드웨어 분야의 투자에만 치중해 왔는데 앞으로는 이벤트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를 강화해 관광객들에게 매년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나눠주기식 실적위주의 전시행정을 타파하고 보다 집중적이고 체계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실용주의적 행정체계의 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군정에 대해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하천정비나 경지정리 등 농업의 생산기반 조성에 많은 투자와 7대 관광지개발로 영광관광의 기반구축 등 지역의 기초분야를 튼튼히 하였고 특히 원전 소재 다른 지역의 무관심속에서도 영광군의 꾸준한 노력으로 발지법 개정 및 원전세 신설이 되게 하여 내년부터 많게는 300여억원의 재정수입 증가로 다음 군수는 사심만 없는 사람이면 정말 야심차게 일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은 쉽게 이룰 수 없는 성과임을 부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이에 맞춰 이제 우리 군도 정말 달라져야 한다. 실패를 두려워하며 안전한 길만 선호하기보다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인식하에 과감한 모험과 도전을 해 나갈 수 있는 역동적 리더십과 자율과 창의성이 정말로 존중되는 조직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현장중심의 조직과 성과중심의 사업, 실적중심의 평가 및 역량중심의 인사를 기본 원칙으로 공직사회에 대대적인 혁신과 물갈이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임을 인식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