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산악회 송년산행 첫눈과 함께 백수 갓봉 등정

4일, 닭 울음소리 뒤로 '야호' 메아리 칠산바다로 띄워

2005-12-08     영광21
서해산악회(회장 이형범)가 올해 마지막 산행으로 백수 갓봉을 다녀왔다.
산행은 첫눈이 내린 지난 12월4일 첫째 일요일이었다. 그런데 웬일일까? 산행하던 날 약속이나 한 듯 첫눈이 펑펑내려 온세상이 은빛으로 변했다.

앞으로 갈길은 아득한데 내리는 눈은 더듬을 흔적마저 지워버리고 만다. 그래서 오늘 산행은 반으로 줄여서 홍곡리 저수지에서 원불교로 넘어가는 삼거리를 거쳐 갓봉을 지나 우체국앞 삽교마을로 하산하기로 했다. 약 5.25km의 거리다.

모든 회원이 일열로 줄을 지어 산행을 했다. 점점이 박힌 발자국이 뒤에 따르고 바람은 앞에서 불어와 몸을 밀친다 얼굴이 아린다. 눈썹꽃에 이슬로 맺지만 눈송이에 못이겨 바닥까지 가라앉아 소나무 가지를 바라보면서 한발짝 한발짝 산속으로 들어서는 회원들의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정말 먼 나라에 온 기분이 든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숲속이 하얀터널로 변했고 기존의 산행로가 크리스마스산타의 길로 변해 버린 올해 마지막 산행길.

오늘따라 이형범 회장과 이연종 고문도 기분이 좋은가 보다. 시종일관 선두자리를 지키며 그 많은 눈발을 헤쳐 주는 모습이 회원들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듯 고맙기가 그지없다. 몇 년만에 맞은 첫눈의 폭설인가…

우리는 이렇게 외쳤다. ‘눈쌓인 산들과 아름다운 산하를 오늘 마음껏 누리소서’라고. 어디로 갈까 망설이지 말고 저물어가는 금년 닭의 해를 닭울음소리와 함께 여기 갓봉에서 서해 산악인과 같이 ‘야호’의 메아리로 칠산바다의 파도에 담아 저 넓은 태평양으로 띄어보내고 서해산악회 회원들은 한사람의 낙오자 없이 마지막 산행을 마쳤다.

2006년에는 물무산에서의 ‘시산제’를 시작으로 또 다시 전국 산하를 돌며 자연보호는 물론 봄이면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일로 서해산악회원 일동은 열심히 전진해 나갈 것이다.
김종일<서해산악회 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