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지만 이웃과 더 많이 나누고 싶다”

옥당골칭찬릴레이 / 정삼차 / 염산면

2005-12-08     박은정
올해 우리 영화계에서 큰 사건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가 저예산 영화인 <말아톤>이 500만 관객을 유치했다는 것이다. <말아톤>은 실제 자폐증을 앓고 있는 마라톤선수 배형진군을 모델로 만들어진 영화라 많은 사람들에게 자폐증에 대한 궁금증을 일으키기도 했다.

염산면 옥실리 1구에서 이와 같이 자폐증을 앓고 있는 자녀를 키우면서도 세상을 꿋꿋하게 살아가는 정삼차(45)씨를 만날 수 있었다.

“목수 일을 하며 서울에서 지내다 둘째 녀석같이 몸이 불편한 아이들이 다니는 특수학교의 통학차를 운전하며 아이들을 돌보고 싶어 고향으로 내려왔습니다”라며 “저에게도 자폐증을 앓고 있는 14살 된 아들녀석이 있습니다”라고 울먹이는 정 씨의 목소리에 그동안의 힘겨움이 가득 전해졌다.

정 씨는 부인과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15살 된 아들을 하나 더 두고 신앙생활로 아픔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목수일 등 건축일과 관련된 일을 하며 오랫동안 객지생활을 하던 정 씨는 10여년전 귀향해 장애아동을 두고 가정도 어려운 가운데서도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술을 이용해 이웃에 봉사하며 주변을 챙기고 있어 그 아름다운 마음이 잔잔한 감동을 남기고 있다.

염산면사무소 사회담당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정 씨는 한때 저소득층 집수리사업을 맡아 한 적이 있다”며 “독거노인이나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집수리를 하면서 정 씨는 정해진 일정부분의 수리만이 아닌 본인의 사비를 털어 수혜자가 필요한 부분을 더 수리해 주며 정을 베풀어 주위를 감동시켰다”고 그를 칭찬했다.

이와 관련 정 씨는 “과부가 과부속을 안다고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의 사정을 더 잘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가진 것이 워낙 없어서 그렇지 여유만 있으면 더 많은 사람들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이런 정 씨의 모습을 보며 역시 나눔이란 많이 가져서도 아니고 넘쳐서도 아닌 진심 어린 마음과 실천이 먼저인 것이란 걸 알 수 있었다.

“영광에도 장애아동들이 다닐 수 있는 특수학교가 건립돼 멀리 있는 함평까지 아이들이 다니는 불편함이 해소됐으면 좋겠다”며 혼자 지내는 어르신의 보일러를 수리하러 나서는 정 씨. 그는 마을 주민들의 만장일치로 지난달 이장으로 선출돼 발걸음이 더욱 바빠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