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함과 웃음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어민"

앞서가는 수산인14 /어선어업/박채진<염산>

2005-12-15     영광21
넉넉한 웃음으로 염산 향화도항에서 기다리다 폭설로 오느라 고생했다며 반겨주는 박채진(향곤호 )씨.

박 씨는 소형개량 안강망으로 여타 배들과 마찬가지로 3월부터 출항해 실뱀장어, 쭈꾸미, 오도리, 병치 등을 어획하고 요즘은 김장새우 잡기에 여념이 없다.

"요즘처럼 불경기에 하루라도 쉴 수가 없어 일기예보만 좋으면 매일 바다에 나가고 있다"며 "잘 잡히는 날도 있고 안 잡히는 날도 있지만 요즘은 안 잡히는 날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도 밝은 웃음을 보여주는 박 씨지만 살아온 세월은 밝지만은 않았다.

염산 신성리에서 태어나 성장한 곳은 해남으로 오랫동안 타지에서 살아오다 20여년전에 다시 고향땅을 찾은 박 씨는 김양식장에서 5년간 종업원 생활을 하면서 모은 돈으로 소형어선을 구입해 조금씩 가산을 키워왔다.

부인 채미경씨도 그 시절에 만나 가정을 꾸미고 힘들어도 서로 다독거려주며 부부가 노력과 부지런함으로 열심히 살아왔다.
슬하에 4녀를 두고 있는 박 씨 부부는 지금은 완치돼 건강한 장녀가 백혈병으로 오랜 시간 투병생활로 마음 고생을 했고, 지난해 9월 정박해 두었던 배에 불이 나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다. 또한 가정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어머니가 3년전 뇌출혈로 쓰러져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곁에서 묵묵히 도와준 부인이 기장 고맙고다"며 "새벽에는 바다에 나가 힘들게 고기잡고, 낮에는 잡은 고기 판매하느라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부인을 보면 항상 미안하다"고 함께 해온 세월만큼 고마움을 전했다.

예전 함평만에 오도리와 병치가 많이 잡히는 계절이면 향화도에 관광객들이 북적거려 힘들게 잡아와도 힘든지 모르게 판매했지만 계속되는 어획감소로 관광객들의 발걸음마저 뜸해지고 있는 실정에 판매까지 어려워 어민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누르고 있다.

"날마다 고기가 많이 잡히고 항상 좋은 일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냐?"며 반문하는 박 씨. "대형어선을 구입해 먼 바다에 나가 많은 고기를 잡아보고 싶은데 이제는 그 계획도 어려울 것 같다"며 "지금은 어렵지만 항상 웃으며 부지런함과 성실함으로 살아가다 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다"고 확신하며 넉넉한 웃음을 짓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