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해 있는 마을 특성딛고 화합 이루며 전통 이어간다
경로당 탐방 19 / 송죽경로당<대마>
2006-01-19 박은정
체력단련실, 찜질방, 샤워실, 조리실, 노인실, 화장실 등을 갖춘 이곳은 주민편익 생활시설로 과도한 농사작업으로 자칫 건강에 소홀해지기 쉬운 농업인에게 피로회복과 체력증진을 위한 시설로 활용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송촌 연동 의촌마을 50여호가 모여 살며 논과 밭에서 벼농사와 고추농사를 짓는 전형적인 농촌에 위치한 송죽경로당은 3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대부분의 마을이 그러하듯 이곳도 혼자 지내는 어르신들이 많고 특히 여자 어르신들이 그 비중을 더 많이 차지하고 있다.
정부지원과 여타기관의 도움으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는 이곳은 넉넉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어르신들의 소박한 뜻을 모아 1년에 한번 단합을 위한 야유회를 다녀오고 있다. 70~80대의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이곳은 최고령자인 96세의 어르신까지 다른 경로당에 비해 연령이 높은 편이다.
올해 82세를 맞은 이강로 회장은 “우리마을은 봉 씨들이 마을을 구성해 자자일촌을 이뤄 살았고 그후 전주이씨들이 자자일촌을 이뤄 살았으나 현재는 타성들의 이주해 와 성씨가 다른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며 “가구수는 많지 않지만 마을이 모여있지 못하고 퍼져 있어 마을일을 추진할 때나 의견을 수렴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고 애로사항을 밝혔다.
이렇게 마을과 마을이 넓게 퍼져있는 이곳은 가까이 부대끼지 않아서인지 마을간의 보이지 않는 작은 벽이 있고 함께 어우르지 못하는 틈새는 이웃간 또는 주민들간의 갈등을 가끔 초래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기본적인 단결과 화합이 무너져 버린 것은 아니고 더욱 단합하려는 의지에서 나온 아쉬움의 염려인 것이다.
나이가 연로한 이곳 어르신들은 농한기를 맞아 특별한 여가활동을 보내고 있지는 않았다. 바둑 장기 화투 등을 놀이 삼아 즐기고 만남 그 자체로 위안을 삼으며 서로가 의지하고 기대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걱정이야. 우리가 모두 죽고 나면 마을을 누가 지켜나갈지….”라며 한숨 어린 고민을 털어놓는 어르신의 말처럼 우리 농촌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과제는 마을을 지키고 발전을 이뤄나갈 다음세대가 없다는 것이다.
마을을 떠나 있거나 가까운 곳에서 지내는 후손들은 마을을 지키고 있는 어르신들에 대한 고마움을 간직하며 마을의 맥을 이을 고민을 함께 나눈다면 더 좋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