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 없는 의원님, 깨끗함과 신뢰는 일직선이죠"

[인터뷰] 국회의원 이낙연 까페운영자 강수진씨

2006-01-19     영광21
영광 출신 유학생의 일본어 작문 숙제
얼마 전 인터뷰 도중이었다. 갑자기 이낙연 의원(민주당)이 품속에서 한 장의 종이를 꺼내 보여줬다. 편지였다. 헌데 읽을 수가 없었다. 일본어로 쓰여 있었기 때문이다. 자랑스럽게 편지 내용을 소개하는 이 의원 얼굴에는 흡족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발신자는 강수진(이낙연 의원 좌측)씨. 올해 우리 나이로 스물 여덟살, 현재 일본유학 중이다. 사실 이 의원이 받은 편지의 절반은 강 씨의 작문숙제다. 학교에서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을 주제로 글쓰기 과제가 나오자, 주저 없이 '이낙연'을 택한 것이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그는 '국회의원 이낙연' 팬클럽 운영자다. 2002년 7월27일부터 줄곧 까페를 운영하고 있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이 의원에게 편지를 보내게 만들었을까. 강씨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영광 백수 하사리 출신입니다. 법률사무소에서 5년 가량 일하다 일본으로 유학 왔습니다. 1주일에 3∼4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의원님처럼 일본어를 잘하고 싶었습니다. 의원님 이력을 일본어로 썼기 때문에 꼭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어떻게 이낙연 의원을 알게 됐고, 까페를 만든 동기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했는데, 엄마가 1년에 2∼3번 오십니다. 당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있었던 터라, 정치뉴스가 많이 나왔습니다. 한번은 9시 뉴스에서 의원님이 나왔는데, 엄마가 '이낙연씨가 영광 출신'이라고 하셔서 처음 알게 됐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의원님 홈페이지에 들어갔는데, 게시판에 직접 답변을 올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글을 올렸는데, 답변이 달렸습니다. '정치인 중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란 생각에 까페를 개설하게 됐습니다".

강씨에게 이 의원의 장·단점을 물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솔직히 아직까지 '이건 아니지 싶다'는 걸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다"면서 "정치인들이 싸움이나 뇌물수수 등 보여서는 안 될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이낙연 의원은 구설수가 없었다. 깨끗함과 신뢰는 일직선이라 생각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실 정치인과 팬클럽은 연예인의 그것보다 익숙한 풍경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 대 사람'이 출발점이라는 기본 전제는 똑같다. 그렇다면, 영광출신 유학생의 작문숙제 속에는 '깨끗함'을 지키라는 무언의 요구가 숨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강씨의 말처럼 관계의 바탕은 '신뢰'이기 때문이다.
영광21 / 여의도통신 = 이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