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고통을 아십니까

2006-01-26     영광21
세계평화 수호와 국가경제 발전의 초석이 됐던 수만의 명예로운 월남참전용사들이 영광과 명예 대신 역사의 뒤안길에서 고엽제 후유증에 가혹한 시련을 당하다가 오늘도 죽어가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 가장 많이 사용했던 황색고엽제. 정글의 숲을 제거해 적을 발견하고 섬멸하기 위해 고엽제는 적군과 아군이 같이 혼재하고 있는 전쟁터에 살포됐다. 고엽제로부터 발생되는 다이옥신은 숲과 나무들을 모두 초토화시켰다. 전쟁무기로 사용됐던 황색고엽제는 환경에 악 영향을 줄뿐 아니라 인체 유전자에도 끊임없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75년 월남전은 끝났지만 고엽제로 죽어 가는 피해장병들의 전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고혈압 피부병 신경질환 비뇨기질환 정형외과질환 안과질환 등 여러가지 합병증에 시달리고 있다.

30여년이 지난 오늘도 그들이 겪고 있는 괴로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영광군의 경우 500여명의 참전군인 중 이미 15여명이 죽었고 생존중인 350여명중 200여명의 고엽제 환자로 생활하고 있다.

현재 광주보훈병원 2명(염산 김영우, 군남 김창호) 광주보훈병원 응급실 2명(묘량 김운천, 영광 박삼랑)외 자택에서 지내는 응급환자(영광 임종섭, 백수 김병선, 묘량 강대도, 군남 김효인, 염산 장경석)와 180여명은 매일 약을 복용을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독하다. 젊음을 바쳐 국가에 충성한 죄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계시는 그곳에는 봄꽃이 많이 피었는지요. 눈을 감고 좀더 잘해주지 못한 사랑 참회하면서 꿈속에서라도 자주 만나보고 싶어요. 제발 하늘 나라에서는 아프지도 않고 전쟁이 없는 나라에서 근심도 후회도 이별도 없는 곳에서 날 기다리세요.

월남이란 말만 들어도 소름이 끼칩니다. 무서운 고엽제 때문에 당신을 먼 하늘 나라로 보내고 하루에도 몇 번이고 당신을 그려보면 조용히 들려오는 당신 목소리에 나는 울고 말아요.?이글은 고엽제 후유의증으로 작고한 이양선씨 미망인 박봉전씨가 먼저 떠난 남편에게 보내는 편지글의 일부분이다. 이처럼 월남참전전우들은 본인이 겪는 고통은 물론이고 함께 하는 가족들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국가에서는 병의 치료와 약간의 수당만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며 이들을 대변하는 (사)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전남지부 영광군지회가 있지만 지자체에서는 이들을 위한 지원이 극히 미약한 실정이다. 국가에 충성한 죄로 죽어 가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표희철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전남지부 영광군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