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진세상 잠시 잊고 선경에 취해 여유 가지세요
국립공원 시리즈 ② - 속리산(1,058m)
2006-01-26 영광21
속리산은 충북 보은군과 괴산군 경북 상주군에 걸쳐 있으나 핵심은 충북 보은군쪽에 속해 있어 주민들은 보은 속리산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속리산이 처음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던 당시 공원면적은 60㎢이었으나 그 이듬해 11월 주변지역 45㎢가 더 편입됐다고 한다.
그후 10년이 지난 84년도에는 도립공원으로 지정돼 있던 화양동구곡과 선유동구곡 34㎢와 쌍곡구곡지역 등 144㎢가 추가돼 현재 속리산국립공원 면적은 283㎢라는 광대한 면적을 지닌 국립공원으로 형성됐다.
속리산은 삼국유사의 관동풍악 발연 수석기에 산명의 유래가 전한다. 속리산은 속리산 그 이름이 속리일 그 자격을 부여하고 누구든 풍진세상의 일을 잠시나마 잊고 선경에 취해 속리 할 수 있게 하는 너그러운 품을 가진 산이란 뜻이 아닌가.
속리산의 본 이름은 구봉산이었으나 신라 선덕여왕(784년)때 진표율사가 입산전 이곳에 이르자, 밭 갈던 소들이 모두 무릎을 꿇었다. 이를 본 농부들이 짐승도 저러한데 하물며 사람들이야 오죽하겠느냐며 속세를 버리고 진표를 따라 입산 수도했는데, 여기에서 '속리'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신라때 고운, 최치원은 속리산을 찾아보고 "산은 세상을 멀리하지 않는데 세상이 산을 멀리하는구나"라며 읊었다고 한다.
그러나 신라시대 당시 세인들은 이 명산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주지 못했던 것이다. 고운의 이 시는 이 산의 경관이 사뭇 성취하기 어려운 도의 경지에 비유할 수 있을 정도로 빼어남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속리산 동쪽 일부는 상주시에 걸쳐있다. 속리산의 정상 천황봉은 보은군 내속리에 속해있지만 속리산 최고의 명소인 문장리가 상주시에 속해 있으며 문장대는 조선조 세조와 관련된 명소이다. 이 뿐만 아니라 속리산은 조선조 역대 왕들과 인연이 깊다. 조선조 제3대 왕인 태종은 자신이 왕자였던 시절 왕자의 난때 비명에 간 배 다른 두 형제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천도불사를 법주사에서 크게 벌렸다고 한다.
그후 죄의식을 씻은 태종은 1046년 지방행정구역을 조정할 때 충청도에 보령이란 지명이 두 곳이 있어 그중 하나를 고쳐 지은 이름이 갚을'보' 은혜'은'자를 써서 '보은'이라고 지어 지금에 이르렀다.
현재의 보은읍에서 속리산으로 가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고개가 있다. 이름이 말리재인데 말리재는 세조대왕이 올 때 얇은 돌을 깔 때에는 박석재라고 불렀으며 말리재란 이름은 고개가 가팔라 인간의 가마로 넘을 수 없어 꼭 말을 타고 넘었다고 해서 유래한 이름이다.
그런가 하면 세조의 어가가 말리재를 넘어 법주사로 들어설 때 우산모양을 한 소나무가 가지를 들어 '어가'가 걸리지 않게끔 했으며 또 귀경할 때 급작스런 비가 오면 피할 수 있게 했다고 하여 소나무에게 '정이품'이란 큰 벼슬을 내려 지금에는 '정이품송'이라는 이름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삼척동자도 알겠지만 이 나무를 '연거랑이소나무'(연괘송)이라고도 부르는데 그 이유는 또 여기에 있다. 속리산의 상징인 문장대로 세조와의 인연에서 이름을 얻었으며 세조가 속리산에서 요양중일 때 이런 일이 있었다.
월광태자(月光太子) 라고 자칭하는 이가 현몽해 동쪽 시오리 지점의 연봉에 올라 기도를 올리라고 했다. 그러나 올라갈 수 없어 밧줄을 매어 올라보니 삼강오륜을 명시한 책 한권이 있었다는 것. 책을 펼쳐보니 글월문(文)과 간직할장(藏) 자가 있어 문장대라 이름을 내렸다는 속리산의 옛절이 있다.
속리산 국립공원은 수많은 기암봉이 있으나 주로 알칼리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비로봉, 입석대, 문장대, 묘봉 등은 모두 알칼리 화강암으로 생긴 것이다.
국립공원 속리산은 8이란 숫자와 깊은 인연을 맺고있는 산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이 화강암반이 주를 이루는 지질학적 특성에 기인하는 것이다.
속리산은 산명이 8개다. 광명산, 지명산, 구봉산, 미지산, 형제산, 소금강산, 지하산, 그리고 속리산이고 석문도 8개가 있는데 내석문, 외석문, 상황석문, 상고석문, 상고외석문, 비로석문, 추래석문, 산내석문이며 대도 8개가 있는데 문장대, 입석대, 경업대, 배석대, 학소대, 은선대, 봉화대, 산호대이다. 삼파수봉과 각산 르포 등 코스가이드는 다음호에 게재한다.
김종일<서해산악회 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