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 지역농업! 이제부터 시작이다

2006-01-26     영광21
2006년 나락 적재로 시작된 우리 농민들의 겨울농사는 어느 해보다 치열하고 고단한 농사였다. 여의도로 부산으로 이국땅 홍콩으로 신자유주의의 견인차 WTO와 맞짱을 뜨며 우리 농업의 최대위기 상황에 당당히 맞서 싸웠다.

우리 농민들은 그동안 몬센토와 카길은 맥도날드 햄버거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다는 문제의 핵심을 국민을 상대로 호소해 왔다. 불신과 배금주의, 무한경쟁과 기득권 세력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 황우석 신드롬이 대한민국의 미래가 아니라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보다

근원적 삶의 위기를 정확한 눈으로 직시하고 한가로운 농민 동정론이 아니라 농업은 민족과 국가라는 공동체를 지탱하는 최후의 보루임을 자각하고 공동 대응하자는 절규였다.

우리를 둘러싼 객관적 조건은 매우 어렵다. 홍콩각료회담 무산으로 일시 퇴각한 WTO는 다시 전열을 정비하리라 생각되며 한미FTA(자유무역협정) 체결(한국농업에 8조9,000억원의 피해를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을 공론화 하기 위한 대기업과 개방론자들의 군불떼기가 계속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농업은 계속되어야 함으로 지역농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착실히 준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요컨데 우리지역 농업계안의 모순과 구태를 걷어 내지 않고서 미래로 나아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어렵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무조건적인 자기긍정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최대 위기앞에 놓인 지역농민의 비판과 질타를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기부정의 정도를 걷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생산자인 지역농민의 단결(분열시켜 지배하라는 말도 있듯이)과 소통을 현대화하고 타 지역 벤치마킹을 넘어선 지역내 농협 내부의 혁신안을 스스로 찾고 2005년 최대위기의 농업이 곧 나의 위기라는 절박함으로 지역 농민의 든든한 배후임을 조합원의 미더운 동반자임을 보여 주었는지 농협은 조합원들에게 답해야 한다. 다시 한번 흔쾌히 위기의 농업현실 속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야 한다.

행정도 예외가 아니다. 민간(농민)주도를 골간으로 농민 스스로의 자립·자활력을 예산과 행적적 지원으로 뒷받침하고 중앙 정부의 집행기관이라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농업이 가지고 있는 미래산업적 가치와 지역의 성장동력으로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모색하는 진지한 태도를 찾기 힘들다.

시스템과 예산으로 우수한 공직자들의 창의성과 현실 타개에 절박한 요구를 갖고 있는 농업계의 다양한 정책이 합리적인 방식으로 만나면 지역농업의 새로운 미래는 열어 갈 수 있다.

이제는 지역농업의 3주체가 공히 조직이기주의와 해묵은 이해다툼이라는 전근대성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미래 지역농업의 전망을 내오는 통큰 합의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주경채 집행위원장<영광군농업발전기금추진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