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물정 하나도 모르는 ‘건달 며느리’였습니다”
정영애 묘량면새마을부녀회장
2006-03-15 박은정
원래 고향은 백수이지만 일찍이 가족 모두가 광주로 이사해 그곳에서 생활하다 묘량면 덕흥리 막해마을로 시집온 정 씨는 30년 넘는 세월동안 이곳에 살고 있다.
정 씨는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도시로 나가 생활했던 탓에 시골 일을 잘 몰라 처음 시집 올 때는 마을에서 어르신들이 '건달며느리(?)가 시집온다'고 놀리기도 했다"며
“스무살 어린 나이에 시집와 어른들이 시키는 일은 모두 해야 된다는 생각에 힘든 줄도 모르고 무조건 열심히 했다”고 어려웠던 지난 시절을 돌이켰다.
이렇게 농촌 아낙이 돼 생활하고 있는 정 씨는 어느 정도 자녀들이 자라고 생활이 안정될 무렵부터 마을부녀회장을 맡으며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묘량면부녀회 총무 부회장도 함께 맡아오다 지금은 부녀회장을 맡고 있다.
마을부녀회장은 11년째 맡고 있으며 면부녀회장은 지난 3년간 맡고 다시 연임돼 앞으로 3년 동안 면의 안살림을 책임지게 됐다.
그는 또 영광군새마을부녀회 총무도 올해부터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
정 회장과 함께 부녀회 활동을 하고 있는 이웃마을의 한 회원은 “우리도 활동을 하다보면 어디 한군데가 소홀하기 마련인데
정 회장은 그 많은 농사를 다 지어가며 밖에서 또한 무슨 일이든지 솔선수범해 모범이 되고 있다”며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를 칭찬했다. 정 씨는 논농사를 비롯해 감자 담배 고추 등의 밭농사 1만2,000평을 짓고 있다.
정 씨는 “묘량면부녀회는 고철과 영농폐기물을 수거 판매하고 각종 행사를 통한 수익금으로 3회째 노인위안잔치는 열고 있으며
사계절 꽃길가꾸기, 효도관광, 독거노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한 김장담그기 등의 행사를 열고 있다”며
“언제나 한결같은 마음으로 단합해 모든 행사에 최선을 다해 참여하는 회원들이 항상 고맙고 앞으로도 지역사회를 위한 일꾼으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그는 또 “집안 일과 밖에 일을 바쁘게 하다보면 때론 지치고 힘겨울 때도 있지만 조금 부지런히 활동해 주민들과 어르신들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 쌓이는 피로보다는 보람이 더 크다”며
“워낙에 일을 미루는 성격이 아니라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까지 일을 하며 집안 일에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 하지만 밖에서의 활동을 잘 이해해 주는 남편이 외조가 있었기에 지금의 활동이 가능하다”고 남편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꽃샘추위가 봄을 시샘해도 그 안에서는 새싹이 움트고 있듯이 정영애씨도 다소의 어려움을 딛고 마을과 지역에 꼭 필요한 환한 꽃이 돼 회원과 주민들의 희망이 넘치는 지도자가 될 것으로 보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