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한 학업, 아들이 이루어 주어 고맙지요”
이연순<군남면>
2006-03-22 박은정
군남면 도장리 장고마을, 마을회관을 마주하고 있는 시설하우스에서 방울토마토를 수확하고 있는 이연순(47)씨의 손길이 유난히 바쁘다.
“잠깐만요. 기계가 잘 작동이 되지 않고 있어 기계 좀 보구요.”부부가 농사를 짓다보면 대부분 기계와 관련된 일은 남편이 맡아서 하기 마련인데 이 씨는 좀 독특했다.
“지금 남편이 서울에서 일을 하고 있어 모든 일을 혼자서 처리해야 된다”며 수줍은 모습으로 맞이한 이씨는 지난해부터 혼자서 농사를 짓고 있다.
그 이유는 농사만으로 꾸려가기에 힘든 살림을 보태기 위해 남편이 서울에서 미장 등 막노동을 하고 있기 때문.
일찍부터 비닐하우스에서 딸기 고추 등의 농사를 지어온 이 씨는 7년째 방울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태풍 등의 자연재해를 비롯해 농사를 짓는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타고난 성실함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결실을 이어왔다.
그는 지난해부터 토양재배에서 양액재배로 재배방법을 바꿔 생산을 늘리고 있다.
“어릴적부터 공부를 잘하던 큰아들이 올해 서울대 수리과학부에 합격했다”며 은근 슬쩍 자식자랑을 늘어놓는 이 씨.
그는 슬하에 2남을 두고 있으며 이번에 서울대에 합격한 큰아들은 군남중과 외지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고등학교 3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다고 했다.
묘량에서 4남1녀 중 큰딸로 태어난 이 씨는 25세때 중매로 남편을 만나 결혼해 남매를 유산하고 어렵게 두 아들을 얻었다. 어느 가정에서 자식이 귀하지 않으리만은 이런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이 씨의 노력이 오늘의 값진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
“수학교수가 꿈인 큰아들이 목표한 대학에 진학 했고 큰아들과 고3인 작은아들을 뒷바라지하려면 힘닿는 데로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다”며 처한 현실을 밝힌 이 씨 또한 학창시절에는 장학금을 받고 학교에 다닐 정도로 공부를 매우 잘했다고 한다.
부모의 반대로 학업을 길게 잇지 못한 이 씨. 그는 지금도 공부하기를 좋아해 어디서 교육이 있다면 모두 찾아다니며 비록 학과공부는 아니지만 무엇인가 배우려는 열정과 자세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군남방울토마토 작목반원으로 활동하며 방울토마토를 출하하고 있는 이 씨는 군남면생활개선회 총무를 12년간 맡기도 했다.
주변에서 마을부녀회장이나 이장을 맡아줄 것을 부탁해 오지만 바쁜 농사일 때문에 그 뜻을 받아드리지 못하고 있다.
세상 어느 곳이든 훌륭하게 성공한 사람 뒤에는 반듯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헌신적인 어머니의 사랑이 후담으로 전해진다.
이연순씨의 자식사랑은 어떤 물질적이나 물리적인 지원이 아닌 그와 남편과의 성실한 일상이 큰 교훈으로 자식을 바르게 성장하게 해 주위에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