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한 인정으로 풍요로움 살찌우는 마음의 고향

경로당 탐방 28

2006-03-29     영광21
앞에는 삼각산과 뒤에는 매봉산이 병풍처럼 둘러싼 어머니의 모태 같은 아늑한 응봉경로당(회장 박기풍 사진)을 찾았다.

첩첩산중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는 산골에 아담하고 깨끗하게 지어진 응봉경로당은 불갑면 응봉리 봉암마을에 터를 잡아 어르신들의 소중한 안식처가 되고 있다.

40여평의 이곳 경로당은 20여명의 어르신들이 오손도손 정을 나누며 생활하고 있다. 2002년 경로당이 새로 건립되기 전에는 비닐하우스를 노인정으로 사용했던 이곳 어르신들은 준공 당시의 기쁨과 설레임을 지금도 회고하고 있다.

경로당 운영의 어려운 점에 대한 질문에 박기풍(73) 회장은 “우리 마을은 워낙 작고 산골이다 보니 농사도 별로 없고 사는 것이 그리 넉넉하지만은 않지만 이웃사랑만큼은 주변에서 모두 부러워하고 있다”며

“무엇이든 풍족하면 좋겠지만 적으면 적은 데로 힘을 모아 나누고 외지에 사는 자녀들이 기부금도 희사하고 마을 청년회에서 노래방 기계도 놓아 줘 큰 어려움은 없이 지낸다”고 밝혔다.

또 이곳은 마을 공동토지를 경작해 경로당 운영에 보태고 있다.

응봉경로당도 여느 경로당과 같이 점심과 저녁식사를 함께 해결하고 있으며 흥이 날 때는 청년회가 기증한 노래방기계로 여흥을 즐기며 노년의 적적함을 달래고 있다.

이곳이 다른 경로당과 한 가지 다른 것이 있다면 그것은 화투놀이를 절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것은 혹여나 오락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다.

이곳 어르신들은 화투놀이 대신 윷놀이를 하고 놀이에서 모아진 돈으로 부식을 마련하며 건전한 오락문화를 지향하고 있었다.

봉암마을은 산이 70% 차지하고 있어 농사에는 그다지 효율적이지 못하다. 사방으로 펼쳐진 산을 활용해 이 마을의 정노성 이장은 지난해부터 산약초를 재배할 거대한 포부를 안고 야심찬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계획은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올릴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곳 주민들은 사람들이 순박하고 마음이 후덕해서 이웃간에 불화가 없이 잘 살고 있는 마을로 소문나 있다”며

마을의 우애와 인정을 자랑하는 마을 한 어르신의 인자한 표정속에 마을에 평화가 가득 묻어 났으며 마을을 일으키려는 청년들의 몸짓에서 희망이 넘쳐나고 있다.

박순희 객원기자 qkrtnsgml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