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젠 낯설지 않고 좋아요”
에드나<불갑면>
2006-04-13 영광21
혼열아를 키운 한국어머니의 강한 모정은 그와 유사한 가정에 희망을 안기며 사회 전체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렇게 예전에는 한국여성이 외국남성을 만나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은 반대로 한국남성이 외국여성과 연을 맺는 국제 결혼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한 기쁨과 함께 다른 한편으로는 또 다른 사회문제를 유발시키고 있다.
“예, 저는 잘 몰라요. 우리 남편하고 전화하세요”라며 더듬거리는 한국말로 남편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는 에드나(31)씨.
몇 번의 전화통화 후 만난 그의 모습은 언어만 해결된다면 한국사람과 별반 다른 모습이 아니었다.
국민 대다수가 가톨릭을 믿는 필리핀에서 유독 개신교를 믿어왔던 에드나씨는 필리핀에서 생활하고 있는 한국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지난 2002년 9월 결혼해 4년째 불갑면 우곡리 월곡마을에서 살고 있다.
“남편과 종교가 같다는 것 하나만 생각하고 얼굴도 보지 않고 한국으로 왔어요”라며 한국과의 인연을 밝힌 에드나씨는
“처음에는 통하지 않는 대화와 다른 풍습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특히 먼저 와 생활하는 필리핀 여성들의 왜곡된 편견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오히려 정착을 방해하며 혼란에 빠뜨렸다”고 힘겨웠던 지난 세월을 이야기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젠 많은 안정을 되찾은 에드나씨는 한국어도 배우고 문화도 익히기 위한 남편의 배려로 영광읍의 모 학원에서 영어보조강사로 일하고 있다.
또 주말이면 주변 마을의 초등학생들을 회관에 모아 무료로 영어를 지도하며 일상의 보람을 찾고 있다.
모계사회인 필리핀은 남성보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더 높으며 가정에서도 공부를 많이 한 딸이 생활을 책임지는 경우가 많다.
필리핀 루손 산타로사가 고향인 에드나씨도 2남5녀중 넷째로 전문대 과정을 마치고 동생들과 가족을 돌보며 가정을 책임지다 한국으로 와 친정의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남편 배기남씨는 “일반적인 국제결혼과 다르게 같은 믿음 안에서 지인의 소개로 부인을 만났고 가진 것이 넉넉하지는 않지만 마음 착한 아내를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중”이라며
“결혼 후 처가를 한번 방문하기는 했지만 친정식구를 그리워하는 아내를 위해 내년에는 장인장모를 우리나라로 초청할 계획이다”고 아내사랑을 밝혔다.
남편의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에 금새 눈물이 맺히는 에두나씨.
크고 맑은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여성들의 아픔을 대변해주고 있었지만 엄마와 똑같이 예쁜 눈을 깜박이는 네 살 된 아들 ‘정환’이의 해맑은 미소는 밝은 희망으로 국제결혼의 성공을 알리고 있었다.
“한국 음식 중에 감자탕이 제일 맛있다”고 웃음 짓는 에드나씨의 행복한 미소가 영원하길 기대하며 알토란 같은 세식구의 미래를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