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과 멋을 계승시키며 미풍양속이 살아 있는 곳
경로당 탐방 33 /학산경로당<백수>
2006-05-04 영광21
또 다리 양옆에는 멋진 사자 상을 조각해 경로당을 지키게 한 다리가 학산경로당을 더 돋보이게 받쳐주고 있다.
이 마을은 100여 가구나 되는 아주 큰 마을로 경로당 회원 수만 해도 60여명이나 되는 어르신들이 정다운 이웃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학산경로당은 2002년 영광군의 종합행정평가에서 우수마을로 선정돼 2천만원을 지원받아 2003년 완공됐다. 학산마을은 경로당을 중심으로 부채살 모양으로 퍼진 형상을 하고 있으며 예로부터 부촌으로 명성을 날린 마을이기도 하다.
김병모 회장은 “우리 학산경로당은 날마다 50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점심과 저녁을 함께 나눠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꼭 잔치집 같다”며 “당번제를 운영해 식사 준비를 하는 여자 회원들에게 감사하고 그들의 봉사하는 마음이 아름답다”고 밝혔다.
이곳 경로당은 1,200평의 공동토지가 있어 그 자금으로 경로당을 유익하게 꾸려나가고 있다.
경로당 지을 때는 객지에 사는 자녀들의 희사금과 뜻있는 출향인들의 도움을 받아 별 어려움없이 완공됐다. 또한 성의껏 형편에 맞게 보태려는 마음들이 모여 경로당이 완공됐다는 흐뭇한 말을 전했다.
마을의 한 어르신은 “집에 특별한 음식이 있으면 여기 가져와 같이 나눠 먹고 서로 마음까지 나누며 지내니 한 배를 탄 식구 같다”며 "경로당만 오면 재미있고 즐거워 우리의 낙원이며 영원한 쉼터다”라고 화기애애한 경로당의 분위기를 자랑했다.
그리고 이 마을의 미덕으로 외지에 살고 있는 자녀들이 경로당에 필요한 부식을 소포로 부치는 정성을 보이고 있다.
커피를 비롯해 설탕 간장 당면 등 여러가지 재료를 고향 어르신들을 위해 보내는 세심한 정성을 실천하고 있어 기쁘게 하고 있다.
이 마을은 학산농악대를 결성해 마을의 화합과 단결 그리고 전통을 계승시켜 우리의 멋을 지켜나가고 있다.
정광섭 이장의 주도 아래 이뤄지는 농악대는 어르신들의 꾸준한 연습과 노력으로 실력이 쌓여 지난 정월대보름에는 큰 잔치를 펼치기도 했다.
짚으로 새끼를 꼬아 길게 만들어 그 줄을 잡고 열심히 연습한 농악으로 흥을 돋구며 다수의 어르신들은 농악에 맞춰 덩실덩실 춤을 추면서 온 마을을 한바퀴 도는 의미있는 행사를 가졌다.
이 잔치는 돼지도 잡고 객지에 사는 자녀들도 참석해 뜻 깊은 축제의 장이 됐다. 남녀노소 하나가 돼 치러지는 정월대보름의 이 행사는 마을의 명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김병모 회장은 “경로당 옆에 게이트볼장이 있는데 아직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올 추수가 끝나면 회원을 구성해 전문강사를 초빙해 문화여가를 선용할 것이다”라는 계획을 밝혔다.
내 것을 더 내놓으려는 아름다운 미덕에서 우리의 미풍양속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학산경로당이었다.
박순희 객원기자 qkrtnsgml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