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배운 것이 어른 공경입니다”
권공순 <염산면>
2006-05-04 박은정
이곳 저곳을 늘린 흔적이 있는 조그마한 집이었지만 잘 정돈돼 있는 모습이 주인의 정갈함이 가득 배어났다.
방금 일을 마치고 돌아와 저녁 지을 준비를 하고 있는 그는 “8년 동안 치매를 앓던 어머니가 지난달 2일 세상을 떠났다”며
“살아 계시는 동안 책임과 의무로 모셔오면서 때론 힘들 때도 있었는데 막상 돌아가시고 나니 못해드린 것만 생각나고 죄송한 마음만 앞선다”고 했다.
신안 임자가 고향인 권공순씨는 19살에 중매로 결혼해 3남1녀의 맏며느리로 생활하며 지난달까지 40년간 홀시어머니를 모셔왔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시어머니 공양은 물론이고 시동생과 시누이를 모두 출가시키며 2남3녀의 자녀를 바르게 성장시킨 그는 지난해 영광군민의날에서 행남효행상을 수상했다.
권 씨는 “조부모를 모시고 사는 종가의 2남2녀의 큰딸로 태어나 친정 어머니께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정성을 다해 모시는 것을 보고 자랐다”며
“자란 환경 때문인지 시집와서도 시어머니와 형제간에 마음을 다했고 설령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당연한 도리로 생각하고 살아왔다”고 지난 세월을 전했다.
지난 99년 암수술을 받아 무리한 일을 할 수 없는 남편 수발을 하며 임대한 논 3,000평과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는 권 씨는 신장과 심장이 좋지 않지만 쉴 틈이 없다.
“우리 아이들도 할머니 살아계실때는 언제나 할머니 먼저 챙기는 효자 효녀였다”며 마음 착하게 자란 자녀들을 살짝 자랑하는 권 씨는 남편과 자식의 건강을 소원하며 저녁준비를 위해 다시 주방으로 향했다.
효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고 부모의 효심이 자식에게 그리고 손자에게 전해지며 세월을 넘어 이어지나 보다.
얼마 안 있으면 다가오는 어버이날을 맞아 다시 한번 부모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되새겨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