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독수리 80마리 집단서식

군남면 야산서 발견 … 학술적 가치 커 관심

2003-03-27     김광훈
천연기념물 제243호인 독수리가 영광군 군남면 한 야산에서 장기간 집단 서식하고 있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휴전선 일대 등에서 서식하는 겨울철새인 이 독수리는 간혹 전남 영암, 해남 등지 상공에서 관찰된 적은 있지만 이처럼 대규모로 집단 서식하기는 처음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광군과 한국조류보호협회에 따르면 이 독수리는 지난해 11월 중순께 군남면 용암리 야산에 나타나 최근까지 80마리가 목격됐다.

영광군청 환경녹지과 조귀성(8급)씨는 "처음에는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으나 점차 개체수가 많아져 밀렵 등 감시활동을 계속해 왔다"면서 "이 독수리가 지금까지 장기간 머물고 있지만 축사 등에 피해를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동서조류연구소 이정우(삼육대 응용동물학과 교수) 소장은 "한 두마리가 영암 등지에서 목격되기는 했지만 영광에서는 처음으로 이처럼 많은 독수리가 장기간 체류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이 지역이 새로운 서식지일 가능성이 높다"며 "아마도 독수리를 유인할만한 먹이가 주변에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 독수리는 부리 60㎜, 날개 800㎜, 꼬리 400㎜로 매년 11월께 한국에 와 머물다 이맘 때 티베트 등지로 떠난다.

이번에 발견된 독수리는 새끼 1년생으로 지난해 9~10월 몽골 과학아카데미 조류학자가 흰색페인트를 발라 이동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05, 06, 08의 숫자를 기재후 날려 보냈다.

이 중 06, 08의 독수리는 철원에서 확인됐고, 05는 영광에서 처음으로 발견돼 학술적 가치가 돼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많은 독수리가 서식하면서 지난 21일 오후 4시께 염산면 오동리 저수지에서 먹이 싸움에서 밀린 1년생 독수리 한마리가 탈진한 채 발견돼 한국조류보호협회 목포지회에서 치료를 받고있다.

목포지회 박수철 지회장은 "이 독수리를 치료한 뒤 독수리가 많이 서식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로 보내 방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