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 위해 마련한 고귀한 쉼터
경로당 탐방 35 / 월암경로당<묘량>
2006-05-18 영광21
마을이름에서 풍기듯이 청산 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온화하고 풍광이 아름다운 마을이기도 하다. 이곳 경로당은 처음에 마을 입구 허름한 스레트집을 사용해 오다가
지난 2001년 온 마을의 주민들의 협동과 믿음 그리고 객지에 사는 여러 출향인의 도움으로 지금은 마을 중앙에 야무지고 예쁘게 지어 어르신들의 즐겁고도 흐뭇한 안식처가 되고 있다.
청산마을은 20여가구의 조그마한 마을로 30여분의 어르신들이 노년의 적적함을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며 따듯하게 살아가고 있다.
강봉원 부회장은 “우리 마을은 산이 많고 논이 적어 큰 소득이 없어 넉넉하지는 않아도 서로 나누려 하는 마음은 부족함이 없다”며
“축산업을 하는 젊은이 몇몇이 어른 공경을 지극히 해 쌀이 떨어지려 하면 어느새 쌀가마니가 놓여 있다”고 마을의 인정과 효 사랑을 밝혔다.
이 마을의 특색 있고 남다른 일은 어르신들이 모두 솜씨가 좋아 짚을 이용해 여러 가지 공예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농한기를 이용해 오순도순 옛 이야기를 나누며 만드는 공예품으로는 짚신은 물론이고 망태기, 소쿠리, 삼태기 등을 만들어 농업기술센터에 기증해 아주 의미 있고 뜻 깊은 일을 실천하고 있다.
또 농업기술센타에서는 보람으로 여러 가지 의료 기구를 증정해 농사일에 지친 어르신의 몸과 마음까지 풀어 주고 있어 요긴하고 유익하게 사용하고 있어서 훈훈한 감동이 느껴지는 월암경로당이다.
월암리에는 청산 외촌 성포마을이 있는데 동짓날과 정월 대보름에는 이 세 개 마을이 한식구가 돼 큰잔치가 베풀어진다고 한다.
동짓날에는 팥죽을 몇 솥을 쒀 월암의 전체가 팥죽 냄새로 넘쳐나고, 정월대보름에는 줄다리와 농악으로 흥을 한껏 북돋으며 세개 마을을 돌며 마을의 안녕과 한해의 복을 비는 행사를 가져 마을과의 우의와 단합을 돈독히 하고 있다.
김대오 총무는 “정월 대보름에 이뤄지는 농악놀이는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못했지만 대대로 내려오는 솜씨가 마을 전통의 문화 행사로 뿌리 내려있다”며 “우리 마을은 산새 좋고 공기 좋고 인심까지 좋아 살기 좋은 고장이다”고 마을의 자랑과 후덕함을 자랑했다.
또한 이 마을 이장이며 경로당 회원이기도 한 강정원(68)은 “예전에 우리 마을은 화투를 아주 즐겨했는데 경로당을 짓고 나서는 여러 어르신들이 앞으로 화투를 절대 하지 말자고 서로가 약속하고 결심해 지금까지 지키고 있다”며
“바둑과 장기로 취미생황을 즐기며 여가 선용을 하고 있다”고 앞으로 계속 실천해 지켜나갈 뜻을 밝혔다. 어르신들의 변화되는 모습이 아름답고 서로가 격려하고 오고가는 마음이 아름다운 월암경로당이다.
논 가득히 피어 있는 분홍색 자운영 꽃의 빛깔이 이곳 어르신들을 닮았다는 생각을 하며 돌아오는 발걸음이 마냥 상쾌했다.
박순희 객원기자 qkrtnsgml1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