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똑같이 체험 할 수 있는 문화공간 희망한다

릴레이연재 5 / 선택, 5·31지방선거! 유권자는 바란다

2006-05-18     영광21
오늘날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의 폭력적 재편과 우리의 삶을 압박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가 되면서 오래 동안 소중하게 가꾸어온 우리민족의 공동체적 유대와 나눔,

따뜻한 사랑으로 충만한 삶을 포기하게 하고 개인 삶의 안정을 위한 경쟁과 자본에 대한 공포, 이웃에 대한 감시,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인권의 희생으로 무한한 경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한편 지난 80년~90년대 피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는 우리의 삶에 풍요를 가져왔고 이러한 경제성장으로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생기고 지방자치제를 비롯한 민주화가 진전되면서 삶의 질에 대한 일반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게 됐다.

특히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얼마나 많이 벌어 얼마나 많이 쓰느냐 보다는 ‘얼마나 인간답게 사느냐’ 라는 삶의 질에 대한 요구가 더 큰 관심의 대상이 됐다.

민주주의 축제인 선거는 다가오지만 인민이 주인으로서 뜻 깊게 선택할 수 있는 아래로부터의 건전한 참여가 보장되는 참다운 정책(문화)들은 보이지 않고 소수 엘리트,

그 중에서도 중앙정부나 몇몇 기획자들, 그리고 그동안 문화를 독점해온 기득권자들이 주장해온 권력적이고 소비적이며, 이익을 남겨한 한다는 철저한 경제논리와 한 표라도 더 차지하려는 대중인기에 편승한 지배논리에 감춰진 대형화된 공약들을 남발하고 있다.

이렇게 우리 영광군민뿐만 아니라 오늘날 사람들이 누리고 싶은 가장 간절한 기본권 중에 하나인 문화기본권을 충족 해 줄 수 있는 문화정책 대안들이 보이지 않을 때 우리는 투표가치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문화정책의 올바른 인식
필자는 여기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에게 어떠한 구체적인 사업 제안이나 건물을 짓고, 축제를 만들거나 바꾸고, 엄청난 문화예산을 세울 것을 제안하는 것이아니라

올바른 문화정책을 세워 군민으로서 누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인 문화권을 민주주적으로 누구나 평등하게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가장 중요하고 ‘기본적인’ 의미에서의 문화정책이란 단순히 도서관을 몇 개 더 짓고 무슨 문화산업을 어떻게 일으키고 백제불교 최초도래지 준공식을 맞아 무슨 문화행사를 요란하게 벌일 것인가에 대한 정책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 차원에서의 문화정책은 우리 군을 지탱하고 발전시키는데 필수적인 사회적 목표, 이념, 가치에 대한 군민 합의를 확보하려는 모든 공공 정책을 의미한다.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가 한 사회의 자기 비전이고 목표라면 그 목표를 위해 창출되는 것이 이념과 가치이며 이들 이념과 가치에 대한 군민 동의와 합의의 폭을 확장하려는 것이 기본적 의미의 ‘문화정책’이다.

이를테면 민주사회의 목표는 ‘민주주의 체제의 실현과 지탱’이고 이 목표를 위해 고안된 것이 자유, 평등, 공존 등의 이념이다. 이 이념들에 대한 동의가 확보되지 않을 때 사회는 유지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우리군민의 창조성과 다양성, 자발성과 자율성, 억압과 탄압의 제거, 기회의 개발과 균등분배, 차별 철폐 등등의 가치들을 중시하는 군민의 동의를 확보하고 그것들을 부단히 재생산해 개인적 집단적 실천, 행동양식, 제도, 조직의 필수적 조건으로 유지시키려는 모든 공공 정책이 문화정책 될 것이다.

군민 누구나가 같이 누리는 문화 기본권을 지향하는 문화정책을 기조로 할 때에 이 일이 올바르게 실행돼지려면 지금까지 있어왔던 부정적 관행 또한 가려낼 수 있어야 한다.

문화 복지 개념의 적용에서도 문화향유의 형태에 대한 재검토를 필요로 한다. 거대한 문예회관의 ‘보여주는’ 문화예술을 많이 관람한다고 해서 문화 복지의 수준이 절대적으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인간이나 집단은 자기 나름의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이고 이것을 드러내고자하는 욕구가 있다.

돈이 많이 드는 거대한 시설물들을 문화 인프라 구축이라는 명분 속에 계속 건립할 것이 아니라 생활공간 가까이에 있는 공간을 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문화민주주의 실현
예를 들면 우리 군, 특히 읍내에는 공원이 없다 시피하다. 지금처럼 이런 아름다운 봄날 가족과 같이 푸른 잔디밭에 앉아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도시락을 먹는 조용한 행복이 없다.

사랑하는 연인과 걸을 숲속길이 없고 우연히 찾아간 야외공연장에서 우리 지역 문화일꾼들이 정성껏 준비한 공연을 보게 되는 행복도 누릴 수 없다. 내가 그린 그림을 모두가 같이 나눌 수 있는 제대로 된 전시 공간은 꿈속에서나 꿈꾼다.

숲속길, 잔디밭, 야외공연장, 내 발길이 닿는 곳에 있는 전시 공간, 이런 것들은 우리가 갖고 있는 자연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리고 계층별 문화활동 문화 소외지역 등에 대한 지원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재구성돼야하고 그 운영에서도 ‘자치’의 형태가 되도록 해야한다. 그래야만 문화의 다원성이라는 문화민주주의 기본토양이 든든해질 수 있다.

문화를 통한 지역공동체 만들기
문화정책을 가장 잘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가난하고 힘이 없는 소수자여도 누구나가 똑같이 문화예술을 직접 체험하게 하며 우리군민이 상호교류와 소통을 통해 문화를 창조하고 발전시키는 활동을 직접 할 수 있도록 제반사항을 뒷받침하는 것들일 것이다.

지역문화의 주체는 당연히 지역공동체를 구성하는 지역민과 지자체다. 문화예술은 전문가들만이 창조하고 향유하는 특수하고 독점적인 분야가 아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문화와 관련된 정책과 예산, 시설운영, 행사기획 등에 군민의 일원으로서 적극 참여하고 비판하는 문화의 주체로 설 수 있도록 해주는 후보가 필요하다.

또한 당선자로서 문화행정을 펼칠 때 지역주민과 함께 이 같은 문화의 자치와 문화 민주화를 적극적으로 실현해 가며 문화를 통해 모두가 함께 나누며 사람답게 살수 있는 ‘절대 공동체’를 이뤄 갈 수 있는 후보가 많이 당선되기를 기대한다.

최 용 우도농악보존회장